"경기는 선수들이, 우리는 관중 유치로 붙자"
"경기는 선수들이, 우리는 관중 유치로 붙자"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19.04.04 10:5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손종오 LG 사무국장, 연세대 2년 선후배
대학 시절 매니저로 바통 주고받은 인연…경기인 출신 국장 자존심 대결
전자랜드-LG, 2001~2002시즌 이후 17년 만에 PO 대결
LG 손종오(왼쪽) 사무국장과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
LG 손종오(왼쪽) 사무국장과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

박지혁 기자 = "종오야, 어차피 경기는 선수들이 한다. 우리는 관중 유치로 붙자. 그리고 LG 선수들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얼른 쉬어야지. 4차전까지만 하자." (전자랜드 김성헌 사무국장)

"성헌이 형, 형은 정말 고마운 선배이자 형이야. 우리 의형제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LG가 이길게." (LG 손종오 사무국장)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창원 LG가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문턱에서 만났다.

두 팀 모두 챔피언 경험이 없다. 챔피언 반지를 향한 의지는 선수들 못지않게 프런트도 상당하다. 특히 연세대 2년 선후배 관계인 김성헌(47) 전자랜드 사무국장과 손종오(45) LG 사무국장이 그렇다.

10개 구단 중 경기인 출신이 사무국장인 팀은 전자랜드와 LG뿐이다. 사무국장은 전반적인 구단 운영을 책임지는 살림꾼이다. 남다른 자존심 대결이 예상된다. 

김 국장과 손 국장은 각각 연세대 농구부 91학번, 93학번이다.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축 선수는 아니었다.

둘의 공통분모는 매니저다. 공교롭게 대학 시절에 김 국장이 매니저 자리를 손 국장에게 넘겨줬다.

김 국장은 "농구부로 입학했다가 몸이 좋지 않아서 선수를 그만두고 매니저를 하다가 3학년 2학기 무렵에 다시 선수로 복귀했다. 그때 나에게 매니저를 넘겨받은 게 손 국장이었다"고 했다.

손 국장은 "내가 신입생 때, 우리 팀에 국가대표가 많았다. 선수들이 많이 빠지면서 최희암 감독님과 유재학(현 현대모비스 감독) 코치님께서 성헌이 형에게 선수로 복귀할 것을 제안했고, 나는 매니저를 하게 됐다"며 "솔직히 고민이 많았지만 선수단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 성헌이 형이 나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 '선수가 아니어도 다른 길이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기억했다.

김 국장은 대학 졸업 후, 대우 제우스(현 전자랜드)에 입단했고, 손 국장은 LG 창단과 함께 프런트로 합류했다. 20여 년이 흐르고 나란히 사무국장으로 플레이오프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김 국장은 "지난 시즌까지 22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만난 건 한 번뿐이다. 이번이 두 번째 대결인데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손 국장과 붙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좋은 경기를 펼치자'고 말했다"고 했다. 2001~2002시즌 SK 빅스(현 전자랜드)와 LG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LG가 승리했다.

손 국장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성헌이 형에게 전화해서 '단기전에서는 프런트끼리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곤 하지만 정말 좋은 승부를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헌이 형에게는 항상 의형제라는 표현을 쓴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선배이고 형이다. 내가 지금 농구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플레이오프의 승패를 떠나 앞으로도 뜻을 같이 할 것이다"며 웃었다. "이기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 국장은 "지금 LG 선수들이 지쳐 있는 상태다. 우리가 초반부터 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는 선수들이 하니까 손 국장은 나와 관중 유치로 대결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은 LG가 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KT의 '농구영신 매치'에서 7511명이 입장했다. 묘하게 2위는 전자랜드의 7098명이다.

김 국장은 "관중 수가 많은 팀이 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오야, 4차전까지만 하자. LG 선수들 매우 힘들어 보이는데 빨리 쉬어야지"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전자랜드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4일 오후 7시30분 전자랜드의 홈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정규리그에서는 3승3패로 팽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택건설신문
  • (100-866) 서울 중구 퇴계로187(필동1가 국제빌딩( 2층)
  • 대표전화 : 02-757-2114
  • 팩스 : 02-2269-51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향화
  • 제호 : 주택건설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4935
  • 등록일 : 2018-01-17
  • 발행일 : 1996-06-20
  • 회장 : 류종기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종수
  • 편집디자인 : 이주현
  • 주택건설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주택건설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c@newsh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