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규모 확대되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커져
조현아 기자 =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며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도권 분양·입주 물량이 확대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의 '4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838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4월 기준으로 지난 2014년 4월(2조1000억원 증가)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가계대출 급증기인 2015~2018년 4월 평균 증가규모가 5조9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폭 꺾인 셈이다. 다만 그 이전인 2010~2014년 4월 평균치인 2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잔액기준 61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6년 4월(4조6000억원 증가) 이후 4월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폭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은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분양·입주와 관련된 집단대출 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4000호로 전월(8000호)보다 2배 가량 확대됐다. 입주물량은 1만호로 전월(1만9000호)보다는 축소됐으나 2016년 4월(5000호), 이듬해 4월(5000호)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9000억원 늘어 전월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동월 기준 2016년 4월(7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적은 증가규모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1~3월에 비해 기타대출 증가폭이 커지긴 했으나 연초 설 상여금 유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우선 대기업 대출이 지난 3월 2조3000억원 감소했다가 지난달 1조6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분기말 일시 상황된 자금이 재취급된 영향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 대출취급 노력, 부가세 납부 수요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전월대비 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5조4000억원) 이후 가장 증가폭이 컸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2조4000억원 늘어난 32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2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