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마크 저커버그와 두 차례 대화"
남빛나라 기자 = 혐오 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페이스북이 생중계(라이브) 서비스 정책을 한 번이라도 어긴 사용자는 일정 기간 서비스 접근을 금지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테러범이 총기 난사 장면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지 약 두 달 만에 나온 조치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1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라이브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most serious policies)을 위반한 사용자는 즉시 일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one-strike) 제도를 이날부터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라이브 서비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며, 첫번째 위반 때는 30일 동안 이용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과거 페이스북은 규칙을 수차례 어기기 전까지는 이용자를 차단하지 않았다.
여러명이 공격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거나, 특히 심각한 악성(egregious) 게시물을 올린 사용자에 대해서는 아예 페이스북 이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나왔다.
NYT에 따르면 가이 로즌 페이스북 부사장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우리는 광범위한 범죄와 관련해 라이브 서비스에 '원스트라이크'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에서의 끔찍한 테러 공격 이후 우리 서비스가 혐오를 퍼트리는 데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강도 높은 페이스북 규제를 요구해온 사람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호주 국회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폭력적인 게시물을 즉각 삭제하지 못한 SNS 업체 임원들에게 벌금뿐 아니라 징역형을 내리는 방안도 고려해왔다.
현재 각국에서 온라인상 폭력적인 게시물을 제거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온라인상의 극단주의적인 콘텐츠 확산을 규제하기 위한 '크라이스트처치 콜'(Christchurch Call) 서약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아던 총리는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두 차례 대화했으며 페이스북과 잘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 이후 페이스북은 사건 당시 영상 150만개를 삭제했다. 앞서 테러 혐의를 받는 브렌튼 태런트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범행을 생중계했으며, 페이스북이 차단하기 전 동영상 일부가 유튜브, 트위터 등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퍼졌다.
새로운 정책을 적용하면 브렌튼은 범행 당시 생중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페이스북 대변인은 CNN에 전했다. 다만 브렌튼이 과거에 어떤 규칙을 어겼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조작된 영상을 잡아내기 위한 대학교와의 연구 제휴에 75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