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영욕의 30년, 백댄서부터 YG 불명예 퇴진까지
양현석 영욕의 30년, 백댄서부터 YG 불명예 퇴진까지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19.06.14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전드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1996년 현기획 설립
YG, 한때 시총 1조원 넘기도
양현석. 2019.06.14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2019.06.14 ⓒYG엔터테인먼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양현석(50) 대표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이 설립한 YG엔터테인먼트에서 23년 만인 14일 불명예 퇴진했다.

양현석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대표적 연예인이다. 1980년대 후반 이태원에서 알아주는 춤꾼이었다. 연예경력도 가수 박남정의 백댄서로 출발했다.

1992년 데뷔한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서태지가 음악과 콘셉트를 맡고, 그와 이주노가 댄스 부분을 담당했다. '회오리춤' 등을 유행시켰다. 하지만 그룹 시절 서태지에 가려 말 그대도 '아이들'에 불과했다. 

◇아이들→기획자로 반전 성공

1996년 서태지와아이들이 해체하고 그해 힙합 전문 음반기획사 '현 기획'을 설립, 독자 활동에 나선다. 하지만 처음 프로듀싱한 그룹 '킵식스'는 제대로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듬해 기회가 찾아왔다. 힙합과 R&B 기반의 기획자로 차별화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힙합듀오 '지누션'과 힙합그룹 '원타임'을 시작으로 렉시, 세븐, 휘성, 거미 등 개성 강한 R&B 가수들과 가창력이 출중한 R&B 그룹 ‘빅마마’ 등을 제작했다. 실력 있는 가수들이 모여 있는 곳이 YG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었다.

이후 한류를 대표하는 그룹이 된 '빅뱅'을 시작으로 '2NE1'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등을 속속 키워내면서 대표적인 한류 기획사가 됐다.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368억원인데, 싸이가 YG에 몸 담았을 때인 2012년 '강남스타일'의 글로벌 히트로 한때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엔터테인먼트사로 덩치를 키웠다. 타 기획사가 발굴해 데뷔 20주년을 넘긴 '젝스키스'를 영입, 가수 라인업의 스펙트럼도 넓혔다.

YG의 간판 프로듀서인 테디가 설립한 독립레이블 더블랙레이블 등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선보일 채널도 갖춰나가면서 외형을 확대했다. 강동원, 차승원, 최지우 등 톱배우들도 잇따라 영입하며 배우 매니지먼트사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초에는 억대 사기 및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태지와아이들 전 동료 이주노(52)가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 인간적인 면도 부각했다. 선고 공판에 앞서 이주노의 채무 1억6500여만원을 대신 갚고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 대중의 호감을 샀다.

양현석은 사업적인 감각이 뛰어날뿐더러 두뇌회전도 빠르다는 평을 들었다. 아울러 SBS TV 'K팝 스타' 심사에서 보듯 인간적인 면도 갖췄다는 점을 내세웠다. YG 블로그에 '프롬 YG' 코너를 만들어, 소속 가수들의 소식도 직접 전하며 팬들과 소통도 꾀했다.
 
◇일방적 소통, 발목 잡히다
 
갈수록 노련해지는 양현석의 대외 소통능력과 프로듀싱이 YG의 중심축이라는 호응이 가요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이런 호평이 점차 양현석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소통이 양방향이 아닌 일방형으로 흘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JTBC와 손잡고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선보인 아이돌 그룹 서바이벌 프로젝트 '믹스나인'이다.양현석이 중소형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데뷔를 했으나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 또는 해당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을 발굴해 프로젝트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양현석. 2019.06.14
양현석. 2019.06.14

양현석은 '믹스나인'을 통해 선발된 9명의 연습생을 YG를 통해 데뷔시키기로 약속했으나, 연습생들이 속한 기획사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데뷔 무산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최종 멤버로 선발된 연습생이 속한 기획사가 YG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YG에게 반감을 품은 이들은 더 있다. 특정 연예 미디어, 방송사만 챙기는 모습으로 곳곳에 적도 만들었다. 특정 계파를 만든 것이 성장세에 힘을 실어줬으나, 한계가 있었다.

그 한계는 올해 들어 가시화했다.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는데, 편보다 적이 많았다. 회사의 간판 그룹 빅뱅 출신 승리(29)가 성접대, 성매매 등의 혐의를 받으면서 YG와 양 대표가 연루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포화가 시작됐다. MBC TV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양 대표의 성접대 의혹도 제기했다.

최근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23)의 마약 구매 의혹은 결정타가 됐다. 이 사건을 은폐하는데 개입하고, 경찰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더해진 것이다. YG 연습생 출신인 가수 지망생 한서희(24)가 비아이 마약 건과 연루된 자신을 양현석이 협박을 했다고 소셜 미디어에 폭로하기도 했다.

YG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YG'가 이제 원래 뜻인 양현석 별명 '양군'의 영어 이니셜이 아닌, '약국'의 약어로 통한다. 비아이에 앞서 지드래곤, 박봄, 탑, 쿠시 등이 마약 시비에 휩싸였다.

YG에 대한 성·마약 스캔들 그리고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YG의 활동을 중지시켜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블랙핑크 ,이하이, 악동뮤지션, 전소미 등 별 탈 없는 소속 가수들의 팬들은 이들에게 "YG에서 나와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양현석은 YG의 모든 직책, 업무를 내려놓겠다며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고 사퇴 이유를 전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의혹은 부인했다.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