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美 의회 돌며 日 수출규제 조치 부당성 알릴 듯
강경화·폼페이오 통화 "日 관련 한미일 외교 채널 강화"
김희상 외교부 국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잇단 방미
【서울=뉴시스】강수윤 김태규 기자 =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심화되는 한일 갈등 속에 양자 간 직접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미국의 중재를 설득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11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차장은 전날 오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 워싱턴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도착했다.
김 차장은 일본 수출규제 국면에 깊숙이 관여해 왔지만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미국 방문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차장의 워싱턴 방문과 관련해 "한미 간 논의할 수 있는 사안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포함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안들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참여정부에 이어 문재인정부 초반까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통상분야 전문가다. 청와대 안보실 경험까지 겸비해 현재의 국면을 해결하기에 최적의 인물로 평가 받는다.
김 차장은 워싱턴 방문 기간 백악관을 찾아 카운트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지난 4·11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쿠퍼먼 보좌관과 사전 의제 조율을 한 바 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김 차장은 이번 방문기간에도 만나 정치적 보복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함을 적극 알릴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 가운데 전략물자 일부가 북한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통상 이슈를 안보이슈로 끌고가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 차장을 워싱턴으로 급파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일본 정부가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 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 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제 공조 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일본이 자국 보수언론을 통해 한국의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가 증가했다는 보도를 내는 것으로 수출규제의 정당성 확보를 시도한 시점과도 맞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