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0%대 저물가…정부 "디플레 단정 어려워"(종합2보)
7개월째 0%대 저물가…정부 "디플레 단정 어려워"(종합2보)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19.08.0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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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7월 소비자물가 0.6%↑…2015년 이후 최장기간 0%대
양파 -14.6% 마늘 -15.3% '뚝'…돼지고기(-10.8%)도 하락
유류세 인하에 기름값 8개월째↓…전기요금은 1.7% 올라
부동산 정책 반영되며 집세 3개월째↓…월세 0.4% 내려
통계청 "일시적 저물가 지속되는 '디스인플레이션'" 설명
기재부 "여름철 기상상황 등 서민생활 밀접 부문 대응"
안동지역 농민들이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2019.07.09 (사진=안동시 제공)
안동지역 농민들이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2019.07.09 (사진=안동시 제공)

【세종=뉴시스】장서우 김진욱 기자 = 올해 하반기 첫 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다. 채솟값과 기름값, 집세 등을 중심으로 0%대 '저물가' 현상이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소비가 부진한 탓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계 당국은 아직 이를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 규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2015년=100)으로 1년 전 대비 0.6% 올랐다.

지수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7개월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상승 폭은 2015년 7월(0.6%) 이후 가장 낮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산물, 석유류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으로 총체적인 수요 부족에 의한 현상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며 "일시적인 정책적 요인에 따른 0%대 물가 성장은 디플레이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기대 인플레이션 자체도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보단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디스인플레이션의 사전적 정의는 고(高)물가 상황에서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적 조치를 의미한다. 그러나 통상 물가 상승률이 양의 값을 갖지만 일시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저(低)물가 상황을 일컫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2015년=100)으로 1년 전 대비 0.6% 올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2015년=100)으로 1년 전 대비 0.6% 올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면 소비 부진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6월 1.6% 하락했다. 승용차 판매와 의복, 음식료품 등이 모두 부진했던 탓인데 감소 폭은 지난해 9월(-1.7%)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상품 중에선 농축수산물이 0.3% 하락했다. 채소류(-6.4%) 가격이 특히 크게 하락했는데 작황 호조로 최근 생산량이 증가한 양파(-14.6%)와 마늘(-15.3%)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밖에 무(-27.5%), 열무(-19.6%), 고구마(-15.7%), 상추(-12.6%), 시금치(-10.9%), 딸기(-10.2%), 배추(-9.8%) 등도 가격이 내렸다.

축산물 가격도 2.7% 하락했다. 국산쇠고기(2.1%)와 수입쇠고기(2.7%), 달걀(10.1%) 등 가격은 올랐지만 돼지고기(-10.8%), 닭고기(-2.6%) 등이 내린 탓이 컸다. 농가에서 사육두수를 늘린 덕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급등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 가격은 낙지(-12.0%), 명태(-3.5%), 조기(-3.3%) 등을 중심으로 0.2% 내렸다. 찹쌀(20.4%), 현미(20.3%), 콩(10.1%), 쌀(8.6%) 등 농산물 가격은 1.2%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지만 석유류가 5.9% 하락했다. 등유(3.3%)를 제외한 휘발유(-7.4%), 경유(-4.1%), 자동차용LPG(-8.1%) 등이 모두 내렸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이후 같은해 12월부터 8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2.0% 상승했다. 누진제 확대로 전기요금은 전월 대비 16.2%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국의 휘발유·경유 가격이 4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선 이후 5주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리터당 1400원대에 진입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첫째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5.5원 하락한 리터당 1495.7원을 기록했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5.2원 내린 리터당 1358.4원이었다. 사진은 7일 서울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표. 2019.07.07.
전국의 휘발유·경유 가격이 4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선 이후 5주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리터당 1400원대에 진입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첫째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5.5원 하락한 리터당 1495.7원을 기록했다. 전국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5.2원 내린 리터당 1358.4원이었다. 사진은 7일 서울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표. 2019.07.07.

서비스 가격은 1.0% 올랐다. 집세는 지난달 0.2% 하락하면서 3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0.2%)에 이어 하락 폭은 2006년 2월(-0.2%) 이후 가장 컸다. 전세는 전년 대비 보합세(0.0%)였지만, 2006년 1월(-0.1%) 이후 상승 폭은 가장 작다. 월세도 0.4% 내렸는데 2017년 12월부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전화료(-3.5%), 국제항공료(-3.3%), 고등학교납입금(-3.2%) 등 공공서비스 가격은 0.1% 내렸는데 7개월째 하락세다. 개인서비스는 1.9% 올라 가격 상승에의 기여도가 가장 컸다. 죽(6.0%), 김밥(5.5%), 치킨(5.2%), 자장면(4.3%), 짬뽕(4.3%) 등 외식비가 1.8% 올랐고 공동주택관리비(6.2%), 구내식당식사비(3.0%) 중학생학원비(2.1%) 등 외식 외 서비스 가격도 상승했다.

이 과장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 운동 등으로 특정 상품의 물가가 하락했는지는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며 "단체여행비가 1년 전보다 일부 하락했지만, 이는 올해 7월 성수기 일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해외단체여행비는 0.9% 하락했다.

하반기 물가 흐름과 관련해 이 과장은 "누진제 개편으로 이번달까지 전기요금이 하락할 것이고 다음달부터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무상교육이 시행될 예정이라 이 역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물가 수준은 한국은행(0.7%)도 예상했듯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류세 인하 종료, 공공요금 택시비 인상 등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으로 전월대비 0.3% 하락,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08.01.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으로 전월대비 0.3% 하락,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08.01.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0.4%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6% 하락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9% 올랐다.

물가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채솟값, 기름값과 함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공공서비스 중 한방진료비(-2.5%)와 치과진료비(-1.1%), 개인서비스 중 병원검사료(-7.3%), 치과보철료(-1.4%) 등에 반영됐다.

김동곤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소비자 물가와 생활물가지수의 상승률이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1% 내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여름철 기상 상황 등 불안 요인에 사전 대응하며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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