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은?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19.08.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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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프로그래머 추천 작품을 3회에 걸쳐 공개한다.

9일 첫 번째로 공개된 프로그래머 추천작은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감독 테오나 스트루가르 미테브스카)와 국제장편경쟁 부문 '레이디월드'(감독 아만다 크레이머), '누수'(감독 수잔 이라바니안), '나를 데려가줘'(감독 에나 세니야르비치), 한국경쟁 부문 '우리는 매일매일'(감독 강유가람), '해일 앞에서'(감독 전성연), 퀴어레인보 부문 '빌리와 엠마'(감독 사만다 리), '야광'(감독 임철민), '감독 하늘과 나무 열매'(도코미 미유키) 등 총 9편이다.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는 2014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동유럽의 그리스 정교 세계에서 행해지는 구세주 공현(신이 모습을 나타내어 보여 주는 일) 축일 이벤트를 통해 심각한 곤경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권은선 프로그램 위원장은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는 여성주의적 시각에서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2019년 여성영화의 성과라 말할 만하다. 가부장제 억압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처럼 뚝심 있게 밀어 붙이는 연출력이 두드러진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하는 국제장편경쟁 부문은 더욱 과감하고 논쟁적인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들이 겪는 기이한 우화 '레이디 월드'는 소녀 판타지에 신물이 난 관객을 위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여성들만 등장하는 이 영화는 기존의 소녀성에 대한 신화를 완전히 비틀며 고립된 세계에 머무르는 소녀들의 정체성을 실험한다.

'누수'는 몸에서 석유가 나오는 중년여성과 주변인물들을 통해 현대 이란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가난과 이주로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위험과 곤경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빼어난 발상으로 시종일관 인물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성년을 앞둔 주인공의 끊임없이 움직이는 욕망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나를 데려가 줘'는 주체할 수 없는 젊은 에너지와 성인에 대한 탐구심으로 고무된 주인공의 예측 불허의 모습이 흥미로운 영화다. 이 영화로 데뷔한 에나 세니야르비치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젊은 시절의 짐 자무시(66)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아시아 여성 감독 육성 플랫폼인 아시아단편경쟁 부문에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다. '열두 살의 여름'은 동아시아 퀴어성장영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단편영화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수영부 아이들을 통해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인물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은 감독의 할머니를 통해 여성의 기억과 역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펴본다. 공식기록에서 배제된 여성의 역사는 어떻게 가능할지 질문하는 동시에 카메라의 역할에 대한 성찰적 고민을 동시에 던진다.

'대리시험'은 탈북자 2세 현주를 통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또래 친구들은 쉽게 가는 팬미팅에 갈 수 없는 '현주'의 상황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한 소소한 일상이 탈북자들에겐 쉽지 않은 것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국내 여성 감독들이 만든 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는 마치 연작으로 제작된 듯한 두 작품이 눈에 띈다. 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은 200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영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다.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낄 페미니스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다큐멘터리 '해일 앞에서'는 20대 페미니스트 집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페미당당'의 활동을 기록했다.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 국내도입을 추진한 페미당당의 활동은 물론,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구성원들의 속내까지 작품 속에 담아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이 두 영화는 각각 30, 40대 한국 페미니스트들에게 안부와 삶을 묻고, 강남역 10번 출구 이후 등장한 20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기록한다.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서울=뉴시스】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2019.08.09

다양한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지지하며 성소수자의 삶을 조명하는 퀴어레인보 부문에서는 풋풋하고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 '빌리와 엠마', '숨기면서 드러내기'라는 퀴어적 재현을 고민한 '야광', 인터섹스 주인공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다룬 성장 다큐멘터리 '하늘과 나무 열매'를 주목할 만하다. 

이번에 공개된 추천작 9편을 포함한 모든 상영작은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9일 변영주(53) 감독과 배우 김민정(37)의 사회로 개막식이 개최되며, 다음달 5일까지 8일 동안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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