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제주남단 신항로 개설 불가피…日 반대로 답보"
[일문일답]"제주남단 신항로 개설 불가피…日 반대로 답보"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19.09.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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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일본 정부 책임있는 자세로 협의 나서야"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주남단 항공회랑 도면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김현미 장관은 일본 정부가 국제간 협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2019.09.10.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주남단 항공회랑 도면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김현미 장관은 일본 정부가 국제간 협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2019.09.10.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국토교통부는 10일 일본 항공당국에 제주남단 항공회랑(Corridor)의 정상화를 위한 신항공로 개설 등 국제간 협의에 성실하게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제주남단에 있는 A593 항공회랑은 전 세계 항공사의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 국제사회에서 이 곳을 지나는 여객기에 대해 지속적인 비행 안전 주의를 당부할 정도로 교통 혼잡 지역이다.

그 결과 지난 6월30일 제주공항에서 이륙해 푸동공항으로 향하던 중국 길상항공 비행기는 충돌 직전 '공중 충돌 경보장치'의 도움으로 접근하던 일본행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를 가까스로 피해 위험에서 벗어났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이 지역을 지나던 미국의 페덱스 항공기가 기상 악화에 고도를 높였다가 동남아시아를 향하던 우리 국적의 저비용항공사 항공기와 충돌할 뻔했다.

정부는 이 지역의 비행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측의 반대로 답보상태다.

다음은 국토부 관계자와 일문일답.

-제주 남단 항공회랑의 설정 배경은 무엇인가.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만드는 비정상 항로다. 지난 1983년 중~일간 단축 항공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겼다. 당시 한중 수교 단절로, 중국이 우리측과 관제 교신에 반대하면서 우리의 관제권을 중국과 일본에 넘겼다. 양국의 수교는 1992년 재개됐으나 항공회랑은 36년째 비정상적인 구조로 운영 중이다."

-안전성 논란은 왜 제기됐나.
"악천후 등 비상 상황 시 항공기가 고도 변경이나 선회에 나서야 하지만 항공회랑에서는 불가능하다. 정식 항로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지역은 교통량은 많은 반면 관제권은 한중일 3개국에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안전에 취약하다. 특히 제주남단 항공회랑, 그중에서도 일본 후쿠오카 관제소에서 관제 업무를 제공하는 일본 권역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지역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880대의 항공기가 오간다. 특히 중~일간 일평균 345대, 한~중간 178대의 항공기가 동서 방향으로 오가며, 한~동남아를 다니는 항공기 일평균 352대 수직 교차 중이다.
관제권의 경우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동경 125도를 기준으로 서측은 중국, 동측은 일본이 관제권을 갖고 있다. 또 한국~동남아 노선은 우리쪽에서 관제권을 가지고 있다.전 세계 항공사의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비행안전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후쿠오카 관제소 소관 지역에서 최근 1년간 항공기가 안전거리를 넘어 서로 근접하는 위험사례가 2차례나 발생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어떤 입장인가
"ICAO는 비행정보구역(FIR) 내 하나의 관제권만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ICAO에서도 제주 남단 항공회랑에 대해 관제기관 교차하고 있는 것을 문제시 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항로 개설 등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국제간 협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9.09.10.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항로 개설 등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국제간 협의에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9.09.10.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
"중국도 제주남단 항공회랑 내 안전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세부적으로 마스터 플랜에 대해서는 양국간 협의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
"정부가 제안한 새로운 대안은 제주지역을 경유하는 한중일 연결 신항공로를 개설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관제권이 일치되고 항공기 운항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현 항공회랑 교통량이 70% 가량 줄어들고, 일방향으로만 운영해 위험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정상적인 항공회랑을 이용해오던 '서울~상해' 노선 항공기도 정규 항공로를 이용하게 돼 비행안전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 우리측 대안에 왜 반대하나
"일본은 기본적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신항로 이용시 30마일가량 항공기 이동거리가 늘어나 시간과 유류비가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관제권이 우리쪽으로 넘어오면 그동안 없었던 제약이나 항공기 운항에 불편이 생길까 우려하는 것 같다. 우리 정부에서도 그런 우려에 대해 최대한 오픈된 자세로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일본측이 주장하는 경제성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고고도(2만9000피트) 이상에서 운항하는 것이 가장 경제성이 있다. 항공회랑은 특정 고도로만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경제적인 항로다. 신항로를 이용하게 되면 비행거리가 증가하겠지만, 오히려 항공사와 조종사가 경제성 있는 비행이 가능해지는 잇점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일부 항공사는 항공회랑을 이용해 미주 노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이용자 편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일본 정부를 어떻게 설득해나갈 계획인지.
"현재 고위급 회담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오는 9월24일부터 10월2일까지 열리는 ICAO 총회에서도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만약 일본이 비협조적인 자세를 일관할 경우 ICAO 분쟁조정이나 중재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으로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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