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현진이형의 모든 걸 캐내는 거머리 될 것"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류현진(32)과 김광현(31·SK 와이번스)이 함께 뛴다면? 팬들의 즐거운 상상,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4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조아제야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은 특별상을, 김광현은 최고 투수상을 받았다.
둘은 나란히 중요한 겨울을 지나고 있다.
메이저리그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2013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말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 1년을 더 뛰었다.
올 겨울 FA로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여러 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김광현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 진출에 나섰다. 2014시즌 뒤에도 한 차례 미국 진출을 노렸던 김광현의 두 번째 도전이다.
계약에 대해 둘은 모두 말을 아꼈다. 류현진은 "에이전트가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도 "미국 에이전트를 선임했다. 미국에서 제안이 들어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회복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근황을 알렸다.
서로 나눈 이야기에 대해서도 류현진은 "아직 조심스럽다. 진행이 되면 그 이후에 자세하게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김광현은 "나보다 현진이 형이 어느 팀으로 갈 지가 이슈아닌가"라며 "서로 '어느 팀으로 갈 것 같냐'고 물었지만, 에이전트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모른다. 아직 잘 모르는 걸로 이야기가 됐다"며 웃었다.
행선지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 아메리칸리그가 될 지, 내셔널리그가 될 지도 모른다.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같은 리그에서 뛰는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다른 리그에서 뛰면서 최대한 상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서로 부담스러울 것이다.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맞대결에 쏠리는 큰 관심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선수로서 '투수 김광현'을 꼭 이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반면 도전자의 입장인 김광현은 선배 류현진을 반겼다. 김광현은 "현진이형과 같은 리그에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대화도 많이 하고, 물어볼 것도 많다. 같은 리그에서 가깝게 지내면서 형의 모든 걸 캐내는 거머리 같은 존재가 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류현진이 '반대의 의견'을 냈다는 걸 들은 김광현은 "(나는)잃을 게 없다. 잃을 게 많은 사람은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같은 팀'이 된다면 더욱 환영이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지만 같아도 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팀이 되면 더 좋을 거다. 가까이 지내면서 배울 점도 많고, 도움도 많이 될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