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호르무즈'로 뱃머리 돌릴까
아덴만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호르무즈'로 뱃머리 돌릴까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1.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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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사태 일촉즉발…유사시 청해부대 파견 가능성
선제적 파견 어려워…美동맹국 인식되면 우리 국민 위험
정부, 美주도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가 여부로 속앓이
전문가 "연락장교 먼저 파견…청해부대는 신중하게 접근"
]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7번째 청해부대 파병길에 오르는 31진 왕건함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됐으며, 내년 1월 중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한 이후 내년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해군작전사 제공). 2019.12.27.
]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7번째 청해부대 파병길에 오르는 31진 왕건함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됐으며, 내년 1월 중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한 이후 내년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해군작전사 제공). 2019.12.27.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미국-이란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받아온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미국 동맹국에 대한 테러나 국지전 위협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해부대 31진으로 지난달 아덴만 해역을 향해 출항한 구축함 '왕건함'(4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배의 키를 돌릴지 관심이 쏠린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란 사태를 포함해서 중동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유사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해양안보 구상과 관련해서도 같은 입장"이라며 "우리 선박과 국민 보호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언제든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52곳의 이란 목표물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맞대응하면서 미국이나 동맹국을 상대로 한 테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2020.01.03.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2020.01.03.

또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이라크 내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 등을 통한 이라크 내 대리전·국지전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 체류하는 우리 국민은 1600여 명으로 파악되며, 이란에는 290여 명, 이스라엘 700여 명, 레바논 150여 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소개령 등이 전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청해부대 30진으로 파견된 4400t급 구축함 강감찬함은 현재 아덴만 인근에서 통상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덴만에서 이란으로 가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함정으로 사흘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서는 청해부대가 파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동 지역에는 청해부대 외에도 레바논 남부 티르(Tyre) 동명부대(유엔 평화유지군),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등이 있지만, 파병 연장 동의안에 위배되지 않고 이란으로 급파가 가능한 것도 청해부대 정도만 꼽힌다. 

이라크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에 3일 새벽(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차량이 공습으로 불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일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드스군'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혁명수비대의 지원과 지휘를 담당하는 정예 부대다. 2020.01.03.
이라크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에 3일 새벽(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차량이 공습으로 불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일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드스군'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등 해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혁명수비대의 지원과 지휘를 담당하는 정예 부대다. 2020.01.03.

다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유 70% 가량을 수입하는 이란과의 관계 문제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으로 참여한 셈이 돼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도 위협이 가해질 수 있어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청해부대 30진은 현재 통상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청해부대가 선제적으로 호르무즈에 갈 경우, 우리 국민에 대한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 정부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해 동맹국으로서 기여를 보여주기 위해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을 검토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예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 파견은 국회에서 동의한 작전 지역인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일대'를 호르무즈까지 확대 유권 해석해 가능한 계획이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사정이 달라진 만큼 해석도 다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의 장례식이 4일(현지시간)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열려 지지자들이 그의 관을 옮기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의 장례식이 4일(현지시간)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열려 지지자들이 그의 관을 옮기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가 지난달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정보 수집 등을 목적으로 해상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이해를 구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제와서 이란 측 이해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당장 우리 국민을 소개해야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청해부대를 투입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했던 연락장교 정도만 먼저 호위연합체에 파견하고, 상황을 관망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교 전문가들도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투입하는 방안은 이란 내 상황 전개를 지켜보면서 최대한 신중하게 사안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 국민의 안전 문제가 최우선"이라며 "이라크에 우리 국민 1600여 명이있기 때문에 안전보장이 된 인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먼저 귀국시키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다만 미국의 파병 요구 자체는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한미 간에 합의가 됐다면 계획대로 가는 게 좋을대로 본다. 다만 가더라도 신뢰 차원과 평화에 대한 의지 차원에서 연락장교를 먼저 파견하고,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 투입은 천천히 결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란 공습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에 대해 해로운 공격을 모의하고 있었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2020.01.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란 공습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에 대해 해로운 공격을 모의하고 있었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2020.01.04.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할 생각이 크지 않지만, 일단 모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미국이 이란 정규군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공습한 것은 전쟁에 준하는 행위가 된다. 본격적인 무력분쟁 가능성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봐야한다"며 "만약 확전이 돼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 연합호위체에 참여한다면 미국의 동맹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되고, 이란이 우리를 적대세력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시아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중동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안보 상황은 물론 현지 교민안전과 원유수급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란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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