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앙팡테리블' 양희준·김수하 "뭘하든 재미있게"
'뮤지컬계 앙팡테리블' 양희준·김수하 "뭘하든 재미있게"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2.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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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그 에이지 : 외쳐, 조선' 앙코르 주역
작년 초연으로 뮤지컬 시상식서 신인상
김수하, 양희준.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04.
김수하, 양희준.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04.

"재미있겠다!"

지난 14일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앙코르 공연 첫 무대. 지난해 뮤지컬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단숨에 급부상한 양희준(29)은 떨기는커녕 몸이 근질근질했다. 작년 이 작품을 통해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 김수하(26)도 두렵기보다는 설렜다.

'뮤지컬계 앙팡 테리블'이 등장했다. 양희준과 김수하는 지난달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스웨그 에이지' 초연으로 각각 남자 신인상과 여자 신인상을 받았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시상식 당일 상을 받은 것보다 "홍광호 선배님이 주변에 앉아 있다는 것이 더 떨렸다"며 입 모아 웃었다. 

양희준은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온 사람처럼, 턱시도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 그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김수하는 "오빠 이름이 불린 뒤 감동을 받아 막 울고 있는데 제 이름까지 불려서 정말 벅찼다"고 했다. 

양희준은 연극으로 무대를 경험함 적은 있지만 뮤지컬은 '스웨그 에이지'가 처음이다. '스웨그 에이지'는 서울예대 내부 학교공연으로 출발했다. 공연 창작과 학생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이 대학 연기과 학생이던 양희준이 가세했다.

'스웨그 에이지' 양희준.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스웨그 에이지' 양희준.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의 눈에 띄어 2018년 대학로에서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였다. 호평을 얻은 뒤 작년에 초연했다. 양희준은 쇼케이스는 물론 초연, 이번까지 극 전체를 이끄는 '단' 역을 맡고 있다.

'스웨그 에이지'는 고리타분하게 여겨질 수 있는 조선시대 시조문화를, 대한민국 젊은 세대에서 '스웨그'의 상징으로 통하는 힙합문화로 치환한 점이 탁월하다.

뮤지컬은 부당한 세상에서 약자로 살아오며 마음 속에 켜켜이 쌓여 굳어진 슬픔을 한자락 시조에 담아 털어내는 백성들의 흥을 그린다.

조선시대에 자유와 소통의 상징인 시조를 읊는 방법이 계급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에 착안했다. 양반들은 사대부 시조라 일컬어진 평시조를 읊는다. 정형화로 경직돼 있다.

반면, 백성들은 서민의 애환이 깃든 사설시조를 읊는다. 특히 조선의 자유로운 영혼이자 누명을 쓴 부친으로 인해 한을 품은 단의 시조는 처음부터 운율이 파괴돼 있다.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단은 흡사 K팝 아이돌 같다. 캔버스화 같은 신발을 신은 그는 랩과 고음을 자유롭게 오가며 시조로 세상을 바꾸려는 '골빈당' 단원들과 화려한 칼군무를 춘다.

이런 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한 양희준은 사실 처음 대학에 경영학과 학생으로 입학했다. 어린 시절 뮤지컬 영화 '물랑루즈'(2001)를 본 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이 벅찼지만, 배우는 자기와 먼 직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단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경영학과 시절 몸이 근질근질해서 어떻게 참았을까 싶다. 한학기 만에 그만두고 서울예대에 다시 입학한 이유다. 

다른 길을 갈 수 있지만 한번 선택을 하면 단호한 양희준을 닮아 그의 단도 화끈하다. "말썽쟁이 같이 귀엽고 철 없어 보이지만 남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양희준이 거침없이 에너지를 겉으로 발산한다면, '진' 역의 김수하는 에너지를 꽁꽁 싸매 수렴시킨 뒤 묵묵히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골빈당 멤버로 누구보자 시조를 아끼지만 조정 실권자의 딸로 중간에서 고뇌하는 진 역과 어울린다.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국내 관객에게 낯선 얼굴이지만 김수하는 이미 웨스트엔드에서 내공을 다진 6년차 배우다. 2015년 웨스트엔드의 대형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킴 커버로 데뷔한 뒤 4년 동안 무대에서 오직 킴으로만 살아냈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모티브로 삼은 '미스사이공'의 킴 역은 뮤지컬계 대표적인 비극 캐릭터. 이런 인물이 체화돼서 그런지 김수하는 조숙해보인다. 신중하고 생각이 많은 진과 많이 닮았다.

김수하는 "외국에서 활동을 해서 그런지 제 나름대로 주체적이에요. 남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순간들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강해졌죠"라면서 "공연을 할 때마다 진의 외강내유적인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껴요"라고 했다.

앞서 뮤지컬스타 홍광호가 웨스트엔드 '미스사이공'에서 '투이'를 맡아 한국 뮤지컬배우 중 주요 배역으로는 처음으로 웨스트엔드를 밟았다. 홍광호에 이어 조상웅이 바통을 이어 받았고 김수하가 킴으로 이 무대에 섰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학에 다니는 후배들이 홍광호, 조상웅, 김수하처럼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고 있다.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스웨그 에이지' 김수하.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3.

김수하는 "현재 후배들이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무대를 꿈 꾼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이곳들은 정말 벽이 높은 것이었거든요. 홍광호 선배님이 길을 잘 닦아주셔서 기회가 왔던 것 같아요. 매번 태극기를 마음에 꽂는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했죠"라고 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두 사람인 만큼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작품들도 많다. 양희준은 '지킬앤하이드'의 지킬 & 하이드, 김수하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에포닌'과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를 특히 꼽았다. 김수하는 랩이 난무하는 미국 인기 힙합 뮤지컬 '해밀턴'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도 꿨다. '스웨그 에이지'는 한국판 '해밀턴'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를 즐기면서 공연하고 싶다고 역시 입을 모았지만 각자 경계하며 지켜야할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예를 들어서 공연이 끝나면 관객분들에게 선물, 꽃을 받는 것에 대해 항상 처음처럼 감사히 여겨야 하죠. 단이가 고마운 캐릭터지만 그걸로 인해 제 인생이 변했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항상 열심히 해야죠."(양희준)

"작년 시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진이가 참 외롭게 느껴져요. 아픈 점들을 못 봤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외로운 진이를 좀 더 위로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런 순간들을 더 잘 견디기를 응원해주고 싶고요."(김수하) 4월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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