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진국 수준의 주거안전망 완성'을 목표로 중장기(2020~2025) 주거복지 종합대책안 마련해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서울 정동 국토발전전시관에서 개최한 제5회 주거복지협의체에서 '주거복지로드맵 2.0'(주거복지 2.0)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지난 2017년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의 지난 2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완과 개선을 통해 앞으로의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국토부는 주거복지 2.0을 통해 오는 2025년이 되면 공공주택·주거급여·금융 등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구가 700만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정부로부터 주거지원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 무주택 임차가구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집값 오를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거복지 2.0 시대 개막…"지역에 환영받는 주거복지 환경 조성"

국토부는 이번 주거복지 2.0에 정량적 실적 달성 외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년간 총 200만 가구 이상의 무주택 서민에 대해 주거지원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전국의 무주택 임차가구 수는 870만 가구(2018년 기준)에 달한다. 또 공급 물량 확대에만 집중하다 보니 공가가 발생하거나 품질저하 등 지적이 끊이지 않는 등의 문제점도 숱하게 지적됐다.

이에 따라 로드맵 이행 중반기에 접어든 만큼, 주거안전망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그간 노력을 종합 평가하고 정책 보완을 추진키로 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번 2.0계획은 ▲공급혁신▲생애주기 지원 ▲주거권 보장▲지역상생 등 4가지 방향에서 보완이 이뤄졌다.

우선 공공주택 공급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1만호씩 이어가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가 '공공주택 240만호' 시대를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 2017년 136만5000호에서 103만5000호 증가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수 대비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은 6.7%(올해 잠정 7.6%)에서 10% 이상으로 높아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0%)를 상회하게 된다.

국토부는 "우리나라 전체 임차가구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공공주택 공급 방안으로는 3기 신도시 개발 등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과 지자체 제안 도심부지 등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급계획에 따르면 2021~2025년 5년간 공공주택 약 70만호가 신규 건설될 예정이다. 이 중 약 40만호는 기존 공공택지지구에 건립되며 나머지 약 25만호가 ▲수도권 30만호 계획 중 19만호 ▲지자체 제한 등을 통한 공공임대 6000호 ▲재정비 사업을 통한 공공임대 3만7000호 등 신규 부지다. 국토부는 이들 공공주택은 주로 서울·수도권 우수 입지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입주자격은 중위소득 130% 이하(3인 가구 월소득 503만원 이하)로 확대되며, 입주자의 소득·재산 등 부담능력에 따른 임대료 체계가 도입된다.

청년주택, 신혼희망타운, 고령자 전용 주택 등 생애주기별 주거 지원도 지속 확대된다.

역세권, 대학가 등 마련되는 청년주택을 포함해 청년 독신가구를 위한 주택수가 2025년 35만호로 늘어나며, 청년 버팀목 대출지원 대상이 만 25세에서 34세 이하로 확대돼 정부로부터 금융지원을 받는 대상이 최대 64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신혼부부는 육아특화설계 등을 갖춘 신혼희망타운 15만호(임대 5만호 포함)를 비롯해 55만호의 전용 주택을 이용할 수 있다. 63만 가구에 대한 전용 금융상품이 공급돼 지원을 받는 대상도 약 120만 가구까지 늘어난다.

또 앞으로 혼인 기간 7년 이상인 부부도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다면 신혼희망타운, 신혼특화임대주택 등에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현재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주거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2자녀 이상 가구에게는 더 넓고 방이 많은 주택이 지원되며, 2025년까지 3만 가구가 주거상향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다자녀 가구에 대한 전·월세 및 구입 금융상품 우대금리, 대출한도 등도 기존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반지하 가구'도 이주지원…임대주택 '휴거'(휴먼시아거지) 이미지 불식

쪽방, 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 중인 주거취약층의 공공임대 이주 지원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5년간(2020~2025년) 비주택 거주가구에 우선 지원하는 공공임대 물량을 연 8000호로, 기존 1000호 수준에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관계부처와 지자체합동 전수조사를 통해 이주 수요를 지속 발굴하는 한편, 이사비나 보증금이 없어서 이주를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지원책도 마련했다. 또 이주 후 정착까지 일자리 등 재활, 돌봄 서비스도 지원한다.

특히 최근 영화 '기생충'을 통해 열악한 주거 환경이 재조명 된 '반지하 가구'에 대해 오는 6월까지 침수피해 우려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를 토대로 반지하 가구를 '최저주거기준 미달'에 포함해 공공임대 이주 대상에 포함하는 등 주거권 보장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으로 쪽방촌·노후 고시원·숙박업소 등 도심 내 불량주거지 등 낙후 주거지를 재창조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이미 영등포 등 쪽방촌을 공공임대와 종합복지 센터 등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지자체, 공기업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기존 거주민 보호를 위해 임시 이주단지 조성 후 개발, 철거 후 임대주택 건설이라는 2단계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낡고 슬럼화된 영구임대주택 단지는 재정비와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께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대학가·역세권 등에 불량 거주지로 남아있는 노후 고시원·숙박업소 등은 매입 후 리모델링해 임대 공급한다.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이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영구임대단지가 상징해온 임대주택의 슬럼화, 낙인효과 등의 이미지를 벗고 인근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이를 위해 공공임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특화단지 조성, 임대주택 내 도서관, 커뮤니티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접목을 추진키로 했다.

또 공공임대주택을 한 단지내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거주하는 소셜믹스 단지로 변화를 추진하면서 저소득층 밀집이라는 낙인효과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주택공급도 지속 확대…김현미 "집 걱정 없는 사회 만들 것"

국토부는 이번 주거복지 2.0의 차질 없는 이행에 더해 안정적인 주택공급 흐름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주택공급량은 평년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국 주택공급량은 ▲2017년 56만9000호 ▲2018년 62만7000호 ▲지난해 51만8000호로, 최근 10년(2010~2019년) 평균 45만7000호를 웃돌고 있다. 서울의 경우도 10년 연평균 6만9000호보다 많은 ▲2017년 7만1000호 ▲2018년 7만8000호 ▲지난해 7만5000호가 공급됐다.

국토부는 수도권의 경우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30만호 계획을 조기에 이행하고, 주요 도심 내 공유주택 확대, 유휴공간 활용 등 1인용 공공주택도 적극 공급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진정한 주거복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하고, 정책이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개개인의 삶 속에서 체감되어 지역 주민에게 받아들여 질 때 완성 된다"면서 "주거복지 2.0을 통해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지원을 촘촘히 제공해 선진적인 주거안전망을 완성하는데 역량을 쏟고, 누구나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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