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격전지]'금태섭 이후' 강서갑…강선우 "태풍엔 선장 안 바꿔" vs 구상찬 "경험 많은 선장 필요"
[핵인싸 격전지]'금태섭 이후' 강서갑…강선우 "태풍엔 선장 안 바꿔" vs 구상찬 "경험 많은 선장 필요"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4.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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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텃밭' 강서갑, 與 강선우-野 구상찬 맞대결
첫 여성후보 강선우 "세대 공존 위한 세대 교체"
8년 만의 탈환 시도 구상찬 "부도덕한 정권 심판"
강선우(왼쪽)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구상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 놀이터와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강선우(왼쪽)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구상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 놀이터와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큰 태풍이 불어 배가 흔들릴 때는 선장을 바꾸지 않는다." "아니다. 경험 많은 선장이 필요하다."

4·15 총선을 코앞에 둔 서울 강서갑 지역구는 '태풍전야'와 같다. 여당에서는 현역인 금태섭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아 파란을 일으킨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당에서는 18대 총선 때 '보수 깃발'을 꽂았지만 19~20대 총선에서 연속 낙선해 와신상담한 구상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나서 피차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

강서갑은 전통적으로 '진보 텃밭'으로 불리는 만큼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관측도 있지만, 18~20대 선거에서 득표율 10% 이내의 격전이 펼쳐져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세대공존을 위한 세대교체"…강서갑 최초 여성후보, 강선우

강선우 민주당 후보는 현역 금태섭 의원을 꺾고 강서갑에 공천되면서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다.

금 의원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표결에서 당내 유일한 기권표를 던져 화제가 됐다. 그 자리를 꿰찬 강 후보의 이름은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오르내렸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에게는 '금태섭을 꺾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신인'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강 후보의 정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 후보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립대학에서 교수로 지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가 당선되지는 못했다. 그 후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정책 부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지역구에 '첫 도전'하는 강 후보에게 '정치 신인'이라는 이미지가 나쁘지만은 않다.

강 후보는 "신인이라서 더 좋다는 말들을 많이 해주신다. 강서갑에 여성 후보가 나온 건 처음이라고 한다"며 "강서를 변화하게 해달라는 뜻 같아서 책임감도 들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뉴시스와 만난 6일 오후에도 신인이지만 '연륜 있는 정치인'처럼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유세 활동을 했다.
 

강선우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강선우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자주 오는 곳"이라는 후보의 말대로 많은 상인들이 강 후보를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해왔다. 강 후보는 장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채소, 떡, 과자 등을 구입했다.

시장 내 건강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차 한 잔 마시고 가라"며 유세 활동을 하던 강 후보를 가게 안으로 직접 부르기도 했다.

또 야채 가게에 들른 강 후보는 "지난번에 산 고구마를 냄비에 쪄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살갑게 인사했고, 상인도 "바쁜데 고구마 쪄먹을 시간은 있었냐"며 반가워했다.

시장에서는 '공천 이야기'도 화제 중 하나였다. 시장에서 떡집을 하고 있는 김성기(63)씨는 금태섭 의원 캠프에서 나와서 지금은 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래시장활성화위원장직도 맡고 있는 김씨는 "여기는 (민주당에서) 누가 와도 이기게 돼 있었다"며 "이미 민심이 (강 후보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금 의원의 이름이 계속 거론된다"며 "부담이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제가 그대로 잘 이어받아서 매끄럽게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부담이지 계속해서 거론되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건 아니다"라고 했다.

강서갑 지역구의 '바통'을 이어받은 강 후보가 지역구 주민들에게 내건 공약은 '생활밀착형 SOC'다.

강 후보는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고도제한'을 꼽는다. 그는 "주거환경 개선의 가장 밑에 깔린 문제는 여기가 공항 근처라 고도제한이 걸려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52년 국제협약에 따라 맺어진 고도제한이 70여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며 "2026년에 완화하기로 한 고도제한 시한을 1년이라도 당기면 (주변 개발이) 더 빨리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조진영(25)씨도 "환경 개선과 교통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유흥업소가 많아서 조카들한테 동네에 놀러오라고 하기 민망하다"며 재개발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선우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중 한 시민과 주먹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2020.04.06.
강선우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중 한 시민과 주먹을 부딪히며 인사하고 있다 .2020.04.06.

강 후보는 끝으로 상대후보인 구상찬 통합당 후보와의 차별성을 묻자 '세대교체'라고 답했다.

강 후보는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다음이 뭘까. 저는 민주공화의 '공화'라고 생각한다"며 "공화의 가장 핵심적인 것 중 하나가 세대공존을 위한 세대교체"라고 강조했다.

◇"강서갑, 경험 많은 선장 필요"…8년 만에 재탈환 도전장

강서갑에서 네 번째 출사표를 던진 미래통합당 구상찬 후보는 12년 동안 갈고 닦은 지역 기반을 토대로 8년 만에 강서갑 재탈환에 도전한다.

구 후보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신기남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득표율 8.3% 차이로 꺾고 축배를 들었다. 그러나 19대(신기남), 20대(금태섭) 총선에서 내리 고배를 마셨다.

18대 총선부터 네 번째 도전하는 구 후보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해방 이후 강서갑 지역은 진보 정당에서 석권을 했고, 보수 정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며 "스스로를 독립군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 후보가 앞세우는 것은 오랜 기간 닦아온 지역 기반과 18대 국회의원으로서의 관록, 풍부한 경험이다.

구 후보는 "큰 태풍이 불어 배가 흔들릴 때는 선장을 바꾸지 않는다"는 민주당 강선우 후보의 '캐치프레이즈'에 대해 "경험 많은 선장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18대 국회에서 '공약이행 우수의원'(법률소비자연맹)으로 선정된 바 있는 구 후보는 '높은 공약이행률'과 '실천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일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에서) 행정부 주사부터 장관까지 설득했다"면서,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추진력 있게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상찬 강서갑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송화벽화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중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4.06
구상찬 강서갑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송화벽화시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중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4.06

20~40대 젊은 지지층 공약을 위한 지역 공약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엄마들이 편안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화곡1동 고등학교 신설 ▲발산동 도서관 착공 ▲화곡3동 대형 문화센터 유치 ▲우장산동 강서 예술의전당 신설 등을 주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강서구는 재정자립도가 하위권이다. 그만큼 어려운 지역"이라며 "문화생활이나 교육·보육이 모자라서 안된다. 구의 재정자립도가 낮더라도 강서구의 삶의 질을 강남구 수준까지 끌어올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13~2015년 상하이 총영사를 역임한 구 후보는 '중국통'으로도 평가된다. 그는 "중국 관리들을 관리한 지 30년이 넘었다"며, '대미외교'와 '대중외교'에도 힘을 쏟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진보 성향이 뚜렷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쉽지 않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구 후보는 "지하철 역에 일찍 나온 젊은이들의 반응이 싸늘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이른 새벽부터 젊은 층과 만나기 위해 출근길 인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도 오전 6시40분부터 우장산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구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 운동이 어려워지면서 매일 '방역활동'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도 구 후보는 '해피핑크' 재킷, 청바지, 운동화 차림에 20㎏ 정도 되는 '소독통'을 등에 짊어지고 지역 내 어린이 공원에서 소독을 하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12년 닦은 텃밭인 만큼 그를 먼저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해오는 주민들도 많았다.

우장산역 인근에서 방역활동을 하는 중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전동 카트를 타고 지나가면서 구 후보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구 후보도 "오늘은 몇 개나 팔았냐, 다 팔았냐"며 인사했다

구상찬 강서갑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 놀이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하고 있다. 2020.04.06.
구상찬 강서갑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인근 놀이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하고 있다. 2020.04.06.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는 구 후보는 "이번 코로나 사태는 절제되고 성숙한 시민 의식 때문에 사회가 안전하게 혼란 없이 유지되는데, 정부 때문이라고 우기는 것은 정부·여당의 파렴치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상찬이 국회의원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는 부도덕한 정권을 심판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텃밭' 강서갑…18대 총선 이후 '박빙' 이어져

강서갑은 화곡1동·2동·3동·8동, 우장산동, 발산1동 등으로 구성된 선거구로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지난 15대~17대 총선에서 신기남 전 의원이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그러다 18대 총선에서 구상찬 당시 한나라당 후보(득표율 49.58%)가 격전 끝에 처음으로 보수 깃발을 꽂았다. 신기남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득표율 41.28%)를 8.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펼친 신기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득표율 48.71%)가 새누리당 당적으로 나선 구 후보(득표율 42.48%)를 다시 눌렀는데, 득표율 차이는 6.23%에 불과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금태섭 민주당 후보(득표율 37.24%)와 2위 구 후보(32.16%)의 득표율은 5.08% 차이였다. 동별로 보면 금 후보가 화곡 1동·2동·8동, 우장산동, 발산1동 등에서 1위를 거의 싹쓸이했다.

구 후보는 화곡3동에서만 1위를 차지했지만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화곡1동에서는 불과 596표 차이로 밀려 이번 총선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유권자들의 표심도 향방을 가리기 어려웠다. '화곡3주구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30대 주민 이모(37)씨는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한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갈 것 같다"며 "원칙을 지키면서 가는 쪽을 밀어주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반면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소개한 70대 주민 홍모(70)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찍지는 않았지만 정의가 바로 세워지길 바랐다. 그런데 '조국 사태'에서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누가 되든 간에 바르게, 평등하게 했으면 좋겠다. 억울한 사람은 억울함을 풀어주고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성진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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