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양호 회장 8일 1주기…조원태號 경영권 위협·코로나에 '난항'
故조양호 회장 8일 1주기…조원태號 경영권 위협·코로나에 '난항'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4.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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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조양호 전 회장 1주기…간소한 추모식 진행
조원태 체제도 1주년 앞둬…코로나19 극복 과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30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 고문 자택에서 벌인 소동에 대해 사과하며 가족 간 화합하라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2019.12.3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30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 고문 자택에서 벌인 소동에 대해 사과하며 가족 간 화합하라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2019.12.30.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보름여 만에 총수 공백을 메웠지만, 지난 1년 간 '조원태호(號)'는 순항하지 못했다.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을 놓고 갈등설이 흘러나온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반격으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불붙었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력인 항공업의 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달 27일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분수령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총수 조원태 회장이 비로소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조원태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한진 오너가와 한진그룹 임원들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간소한 추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서 조 전 회장을 기리는 별도 행사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호 전 회장은 1949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한진그룹을 국내 최대 운송·물류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국내 1등의 항공업계 전문가라는 평가 외에도 해외 국위선양에 기여한 재계 원로,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활동가 등의 평가를 받았다.

고인은 생전 자신이 겪었던 형제 간 갈등을 우려한 듯, 유언으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진가는 지난 1년 간 상속에 이어 경영권 문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은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16일 만인 지난해 4월24일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갑작스러운 3세 경영 체제로 변한 한진그룹의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통한 현안 처리, 가족 간 화합 등이 꼽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제75차 서울 연차총회에 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국제 무대 데뷔를 무난하게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지분 상속과 관련해 "가족과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일각의 불화설을 잠재우기도 했다.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부터)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영정을 따라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2019.04.16.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부터)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영정을 따라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2019.04.16.

같은달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약 14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하자, 3남매 간 '분할 경영'에 대한 협의를 마쳤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조 전무에 이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경영 일선에 돌아올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조 회장이 "아버님 뜻에 따라 맡은 분야를 충실히 하기로 셋이 합의했다"고 언급하며 공동 경영이 멀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조 전 부사장은 돌연 '조원태 회장 체제'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동생 조원태 회장이 공동경영 협의에 무성의하다고 비난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조 전 부사장이 KCGI 등과 손잡으며 발발한 한진그룹 '남매의 난'은 조원태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 큰 위협이 됐다. 특히 KCGI는 지난 2018년 한진칼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꾸준히 오너 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핀만큼, 조 전 부사장의 행보는 그룹 안팎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조 전 부사장 등이 속한 '3자 주주연합'은 현 경영진이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후 한진그룹과 주주연합 간 소송전도 불사하는 상호 견제가 지속됐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말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되며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했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 국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에 대한 도전 외에도 조원태 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의 주력인 항공업이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몰리며 조 회장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해졌다.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사무국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는 리그 조기 종료·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2020.03.23.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사무국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는 리그 조기 종료·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2020.03.23.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코로나19 여파로 비용 절감에 팔을 걷고 나선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향후 6개월간 국내외 2만여명 임직원이 순환 휴직에 돌입하는 자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또한 이달부터 모든 임원이 경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급여를 일부 반납하고 있다.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경영 정상화 시점까지 반납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사적 대응 체제를 갖췄으며,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등 수익성 보전에 나섰다.

우기홍 대한항공은 지난달 9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IMF때도 (여객 노선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정말 심각하다"며 "더 심각한 것은 언제든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일단 조 회장 체제가 굳건해진 상황에서 위기 극복에 골몰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항공업계의 맏형인 대한항공의 총수로서 업계의 위기 타개를 위한 더 적극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동시에 경영권 분쟁으로 술렁였던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는데도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은 지난달 한진칼 주총서 의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2020년은 연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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