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에 의무거주 강화"…'투기판'으로 변한 분양시장 판 바뀌나
"전매제한에 의무거주 강화"…'투기판'으로 변한 분양시장 판 바뀌나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5.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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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역·광역시 분양권 전매 금지…투기수요 '원천봉쇄'
전매제한·실거주 의무강화, 시세차익 '로또 청약' 기대심리↓
신규 주택 충분한 공급 신호·유동자금 다른 투자로 유도해야
12·16 부동산대책 발표로 15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이후 서울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나온 분양단지인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견본주택이 27일 개관, 아파트 모형이 전시되고 있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12억원 안팎, 전용 84㎡는 16억~17억원대로 예상되며 전용면적 59㎡가 입주 시 시세가 15억원을 넘어서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2019.12.27.
12·16 부동산대책 발표로 15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이후 서울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나온 분양단지인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견본주택이 27일 개관, 아파트 모형이 전시되고 있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12억원 안팎, 전용 84㎡는 16억~17억원대로 예상되며 전용면적 59㎡가 입주 시 시세가 15억원을 넘어서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2019.12.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과 달리 분양시장의 과열이 점차 심해지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비규제지역에서도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된다. 신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로 강화했다. 경기 가평과 여주 등 일부 자연보전권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역과 부산, 대전, 울산 등 전국이 사실상 전매제한 사정권이다. 비규제지역 분양권 전매 금지가 부활한 건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정부가 분양시장에 던지는 경고는 명확하다. 단기 매매로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투기세력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전매제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점을 이용하는 투기세력을 원천봉쇄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투기수요 중심이던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민간택지에서 20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분양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당첨자 4명 중 1명은 전매제한기간 종료 후 6개월 이내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목적으로 청약을 하는 투기수요가 유입되면서, 올해 분양단지 중 40% 이상이 2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양시장의 과열은 계속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공급 위축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신동탄포레자이도 73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을 합쳐 5만1878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주택형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이번 전매제한 금지 조치는 1순위 청약 자격 요건 강화와 무순위 청약 규제 등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분양시장에서의 투기세력 차단을 위한 규제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앞서 내놓은 규제 대책들과 맞물리면 분양시장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서울 등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전매제한을 금지했다. 또 지난 4월17일부터 수도권 청약 우선순위를 얻는 해당지역 거주기간 요건이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거주기간이 2년 이상인 경우에만 우선공급 대상이 된다. 또 분양가 상한제 주택과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당첨자는 주택 크기와 상관없이 10년, 조정대상지역 주택 당첨자는 7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6일부터 계약이 취소된 아파트를 투기 목적으로 사들이는 이른바 '줍줍 현상'을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 공급되는 주택의 예비당첨자 비율을 300%(기존 40%)로 확대했다.

현재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분양하는 민영 아파트는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오는 7월29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맞춰 하반기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입법 예고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이나 공공택지내 상한제 적용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분양가가 매매가격의 80% 미만인 경우 3년, 80% 이상 100% 미만인 경우는 2년의 실거주가 의무화된다.

전매제한 금지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로또 청약' 기대심리를 줄이고, 실거주 의무를 강화해 투기 목적의 수요를 줄여 분양시장을 안정화를 꾀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다만, 주택시장에서는 전매제한 금지나 실거주 의무 강화 방안이 시행되더라도 로또 청약 기대심리가 여전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규제가 가장 심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청약에서 세 자릿수가 경쟁이 나오는 만큼 청약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대심리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전매제한 금지와 실거주 의무 방안은 비정상적으로 과열되고 있는 분양시장을 진정시키고,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두 가지 규제 정책이 맞물리면 투기적 가수요가 일정 부분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분양시장에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며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의 충분한 공급 신호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을 다른 곳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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