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공무원들 승진인사 반발 "업무 열심히하면 바보"
합천군 공무원들 승진인사 반발 "업무 열심히하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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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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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노조 합천군지부 자유게시판. (사진=합천군 홈페이지 캡처). 2020.06.23.
공노조 합천군지부 자유게시판. (사진=합천군 홈페이지 캡처). 2020.06.23.

 "4년마다 찾아오는 로또를 잘 잡아라, 금수저로 태어나라, 이것 저것도 안 되면 밤마다 술 마시고 없는 인맥을 만들어라."

23일 경남 합천군 정기인사 발표 직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게시판은 승진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16일 문준희 합천군수는 승진 내정자를 발표하는 인사를 했고, 노조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직원들의 익명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술집에서 취해 승진해서 초계면장으로 갈 것이라고 난동을 부리고, 읍면장 상조회관련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사무관 승진했다.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면사무소에서만 근무한 사람이 승진했다. 하지만 가야면에 근무하고 있는 7급 모 주무관은 6급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행정담당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육아휴직에서 복직하자마자 승진을 했다. 농업직의 경우 육아휴직을 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되었다. 승진순위 1위, 7급 승진이 가장 먼저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부서의 다른 사람이 승진했다."

최영신 공노조 합천군지부장. (사진=합천군 제공). 2020.06.23.
최영신 공노조 합천군지부장. (사진=합천군 제공). 2020.06.23.

인사권자인 문준희 합천군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작년 서울 향우회 행사에서 만취되어 직원을 폭행한 모 면장도, 모 국장과 모 면장의 경찰조사도, 전 보건소장의 불법과 갑질도, 봉산면장의 이장단과의 불화도 합천군수의 이런 인사 전횡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도 감사 때 인사관련 문제가 적발되었으나 경징계로 끝이 났다. 그 결과 지금은 승진명부 띄워놓고 근평 재작성하여 실과장들 도장받으러 다니고 읍면에 있는 직원이 경력도 안 되면서 근평이 본청 근무자보다 높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명부조작을 대놓고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인사비리에 대해 고발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16일 합천군청 외벽에 '합천군보건소장 직위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0.06.16.
16일 합천군청 외벽에 '합천군보건소장 직위해제'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0.06.16.

최영신 전국공노조 합천군지부장은 "오후에 합천군수와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다"며 "전반적인 하위직 공무원들의 분위기를 이야기하고 인사 원칙에 대한 희망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주로 난동을 부리고 읍·면장 상조회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자가 승진하는 사례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하위직 승진인사에 특정인과 특정부서를 배려하는 등 원칙과 기준 없는 인사가 이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지부장은 "육아휴직에서 복직해 곧 바로 6급 승진을 한 것을 비롯해 승진순위가 높은 선배를 제치고 7급으로 승진한 고위공무원 자녀가 있다"며 기준이 없는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공노 합천군지부는 인사 발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면 바보가 된다. 격무부서 밤낮 근무 고생한 것 아무도 안 알아준다. 주위평판, 업무능력 아무 소용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합천=뉴시스] 김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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