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청춘 앗아간 비극 더는 없어야" 6·25 노병의 바람
"가족·청춘 앗아간 비극 더는 없어야" 6·25 노병의 바람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6.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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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남 전 6·25 참전유공자회 청주시지회장
19세 나이 인민군 강제 징집…가족과 생이별
"명분 없던 한국전쟁…다시 없도록 노력해야"
1950년 19세 나이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박성남(89) 전 6·25 참전유공자회 청주시지회장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020.06.24.
1950년 19세 나이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박성남(89) 전 6·25 참전유공자회 청주시지회장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020.06.24.
1950년 19세 나이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박성남(89) 전 6·25 참전유공자회 청주시지회장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020.06.24.

"포탄이 떨어지고 건물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처참했어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 나갔습니다."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19세 나이로 인민 군복을 입어야 했던 박성남(89)옹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1932년 4월 평안북도 삭주군 소풍면에서 태어난 박옹은 4남1녀 중 셋째였다.

18세에 중학교 3학년에 편입한 박옹은 1950년 평안북도 서천사범학교 입학과 동시에 인민군 전선지구사령부 소속 위생병으로 강제 참전했다. 박옹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삼일이면 전쟁이 끝난다고 했어요. 길어야 보름에서 한 달이라고···. 집을 나설 때 했던 인사가 마지막일 줄은 몰랐습니다."

가족과 생이별 후 남침 행군 대열에 휩쓸려 이틀간 기차를 타고 도착한 강원도 원산은 피내음이 가득했다.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로 사지가 찢기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수많은 시체를 넘으며 위생낭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을 등지고 정신없이 걸었다.정신을 차렸을 땐 전라남도 나주까지 내려와 있었다. 박옹은 이때 동족상잔의 비극을 실감했다.
"전쟁은 너무 참혹했어요. 명분 없는 전쟁에 같은 민족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전쟁이 끝나길 수없이 염원했어요."

박옹의 간절했던 바람은 그해 9월15일 국제연합(UN)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면서 이뤄졌다.

전라남도 나주까지 내려와 있던 인민군은 인천상륙작전으로 한순간에 고립됐다. 박옹이 속한 부대 지휘관은 "알아서 집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남긴 채 병사를 버리고 달아났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무작정 북을 향해 걸었다. 산 넘고 강 건너 얼마나 걸었을까,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도착한 박옹은 당시 알게 된 지인의 도움으로 가호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1951년 10월 국군에 입대한 박옹은 육군본부 정보국 직할 특수부대인 9172 유격 부대에 배치됐다.이북 출신인 박옹은 현지 작전이 가능해 '적 후방 교란', '적 주력 전략 견제'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풍비박산 난 한반도에서 피 냄새를 맡은 지 5년이 흐른 1957년 5월, 기나긴 전쟁 끝에 박옹은 군 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박옹은 "6·25전쟁은 가족과 청춘까지 앗아간 비극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해요. 같은 민족으로서 더는 눈물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했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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