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임대차 3법 입법 돌입…"세입자 주거 안정"
"전셋값 상승, 장기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차단"
"집주인이 월세로 전환한다고 해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두 달째 전세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회사원 최윤호(39)씨는 스스로를 '전세 난민'이라 부른다.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59㎡) 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최씨는 전세 계약 연장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집주인이 최근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2억원 가까이 올리거나, 보증부 월세인 '반전세'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2018년 5억20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의 최근 전세 물건 호가는 7억원선으로 2년 새 2억원이나 뛰었다.
최씨는 "주거 환경이 좋고, 딸이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 전세금을 더 주고라도 집에 살고 싶기는 하지만 2억원은 평범한 회사원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월세가 부담스럽지만, 전셋값도 오르고 매물도 없어서 월세로 계약을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수급 불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53주 연송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의 입이 바짝 마르고 있다.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와 달리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시장은 수요와 공급에서 심한 불균형 상태다.
청약 대기 수요 등 전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보유세 부담 증가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월세나 반전세 매물이 늘면서 전세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6·17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선 2년 이상 실거주가 의무화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6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1% 올랐다. 상승폭도 전주(0.08%)보다 0.02% 커졌다. 서초구(0.20%), 송파구(0.16%), 강남구(0.14%), 강동구(0.17%) 등 강남4구가 상승을 주도했다. 또 마포구(0.17%), 강북구(0.14%), 용산구(0.11%), 도봉구(0.09%) 등도 상승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지역 내 신축 아파트 선호와 청약대기 수요, 교육제도 개편 등에 따른 전세 수요가 꾸준한 반면, 공급에 대한 불안으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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