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이동, 다주택 정리'…靑 비서관 인사 키워드
'승진, 이동, 다주택 정리'…靑 비서관 인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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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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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발탁으로 '친문' 강화…이동 배치로 공석 해결
文 지역구 물려받은 배재정…최재성과 19대서 호흡
'북한통' 장용석 중용…남북관계 복원, 서훈체제 재편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비서관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정무비서관에 배재정 전 국회의원,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 청년비서관에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 기후환경비서관에 박진섭 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평화기획비서관에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비서관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정무비서관에 배재정 전 국회의원,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 청년비서관에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 기후환경비서관에 박진섭 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평화기획비서관에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단행한 6명의 신임 청와대 비서관 인사는 '승진·이동·다주택자 정리'라는 3가지 키워드로 압축·요약이 가능하다. 검증된 인물의 승진 기용, 자리 이동을 통한 공석 해결, 다주택 미처분에 따른 자연스러운 정리 등 크게 3가지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정홍보·정무·청년·기후환경·안보전략·평화기획 비서관 등 6개 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0일과 12일 두 차례 이뤄진 5명의 수석비서관 교체의 후속 인선으로, 문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함께할 '사실상 3기 청와대'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설정한 국정과제 이행 3단계 계획에 따라 청와대 멤버를 구분하고 있다. ▲혁신기(2017년 5월~18년) ▲도약기(2019년~20년) ▲안정기(2021년~22년 5월) 등이다.

청와대는 3기 구성 작업을 당초 이러한 장기 로드맵에 맞춰 참모진 인선을 여유롭게 가져간다는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부동산 정책 논란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 최근 이뤄진 청와대 내부 인사는 다주택 참모로 인해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정리하고,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안정된 국정운영을 보좌하기 위한 성격이 깔려있다.

◇검증된 인물 과감한 발탁…친정체제 강화로 국정안정

문 대통령은 신임 정무비서관에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기존의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여선웅 전 청년정책소통관의 총선 출마로 인해 장기 공석으로 남아있던 청년 비서관 자리로 수평 이동했다.

배 비서관은 19대 국회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의원 생활을 함께한 '초선 동기'라는 인연이 있다. 20대 국회 당시 배 비서관은 비례대표로, 문 대통령은 부산 사상에 출마해 당선돼 초선 의원 생활을 함께 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럭키아파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배재정(사상구) 후보와 손을 들고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04.11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부산 사상구 럭키아파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배재정(사상구) 후보와 손을 들고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04.11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직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직도 배 비서관에게 물려줄 정도로 신임이 깊다. 문재인정부 초대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뒤, 지난 4·15 총선에 부산 사상 출마에 재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문 대통령이 '친문(親文)' 인사로 분류되는 배 비서관을 기용한 것은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물을 참모로 기용, 리스크를 줄이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재성 정무수석과 19대 국회 생활을 함께했다는 점에서 호흡도 비교적 잘 맞는 데다, 총리 비서실장 과정에서 한 차례 인사 검증을 마쳐 비서관 근무를 위한 검증 작업이 수월한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부대변인을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승진 발탁한 것도 누구보다 국정철학을 잘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윤 비서관에 대해 "문재인 정부 초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 성과를 보여줬고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비서관은 1기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도보다리 대화'를 기획한 것으로 유명하다.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중요 실무를 맡았고, 이후 조국 민정수석 체제에서 선임행정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31일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실 부대변인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청와대는 31일 국정홍보비서관에 윤재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실 부대변인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경험은 비서관으로서의 업무 수행에 있어 큰 자산으로 평가된다. 부대변인을 지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기자들과의 탁월한 스킨십과 홍보 능력 역시 임기 후반부 청와대 홍보전략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통' 장용석 안보전략비서관…서훈 색(色) 짙어진 안보실

문 대통령이 신임 안보전략비서관으로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을 발탁한 것은 비서실장 산하 비서관 인사와 맥락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전임자의 색채를 빼고,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색이 짙어진 맞춤형 인사 쪽에 가깝다.

장 비서관은 '서훈 국가정보원' 출범 당시 서 원장이 가장 먼저 기용한 최측근으로 통한다. 당시 서 원장이 해외정보와 북한정보 파트를 분석할 전문가로 참여정부 때 호흡을 맞췄던 2명의 측근을 영입할 때 그 중 한 명이 장 비서관이었다.

장 비서관은 당시 국정원 북한정보분석국장을 맡았다. 또 한 명의 참여정부 인사인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해외정세분석국장을 지냈다. 이들은 당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만든 참여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보관리실에서 각각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서 실장은 NSC 사무처 정보관리실장으로 이들을 지휘했다.

성균관대에서 북한을 주제로 정치학 박사를 받은 정 비서관은 분석력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된다. 국정원 북한정보분석국장에서 물러난 뒤로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했고, 이번에 안보실 멤버로 영입됐다. 남북관계 복원에 초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기조와 잘 맞아 떨어진다.

청와대는 31일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청와대는 31일 안보전략비서관에 장용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31.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은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외교부 1차관으로 승진 임명하며 발생한 자리로 수평 이동했다. 정의용 실장 체제에서 영입된 노 비서관은 서 실장 임명 이후 외교부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자리를 바꿔 앉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서 실장의 최측근이 안보전략비서관에 발탁됐다는 점에서 안보실 내 이뤄진 성격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정 실장 체제에서 힘이 실렸던 평화기획비서관의 비중이 줄어들고, 새롭게 안보전략비서관실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지난 3년 간 이룬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며 "남북관계 발전에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기존 정책의 자성적 인식보다 한미관계 속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기존 외교안보 전략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기존 인물 수평 이동으로 공석 해결…다주택 논란 해결도

이번 인사 비서관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존 비서관을 공석으로 남아있던 자리로 수평 이동시켰다는 것이다.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7개월 이상 공석 상태로 유지돼왔던 과거 '청년소통관' 자리를 비서관급으로 새롭게 격상시킨 '청년비서관'에 배치됐다.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임명으로 인해 빈자리로 남았던 기후환경비서관에는 박진섭 환경연합 정책실장 및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을 내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여현호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후임으로 윤재관 현 부대변인을 승진 발탁했다. 신임 정무비서관에는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고, 청년비서관에는 김광진 현 정무비서관을 수평 이동시켰다. 신임 기후환경비서관에는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을 내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여현호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후임으로 윤재관 현 부대변인을 승진 발탁했다. 신임 정무비서관에는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고, 청년비서관에는 김광진 현 정무비서관을 수평 이동시켰다. 신임 기후환경비서관에는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초대 사장을 내정했다.

김 비서관이 새롭게 옮기게 된 청년 비서관 자리는 청년과의 소통과 정책 조정을 목적으로 지난해 6월 '청년소통관'이라는 이름으로 신설된 자리다. 당시 30대의 여선웅 전 쏘카 새로운규칙그룹 본부장 임명을 염두에 두고 직책을 새로 만들었지만, 근무 6개월 만인 지난 1월 4·15총선 출마차 사표를 내면서 7개월 여 동안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앞서 복기왕 전 비서관의 자리를 물려받으며 청와대에 입성했던 김 비서관은 총선 출마로 발생한 공석으로 또 한 차례 이동한 셈이 됐다. 올해 나이 마흔인 김 비서관에게는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정무비서관보다 청년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더 적합한 자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강민석 대변인은 "비서관급 중 가장 젊고 의정 및 국정 경험이 풍부한 김 비서관은 청년과의 소통·협력 추진 및 청년정책 조정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신설된 청년비서관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기후환경비서관은 지난 10일 3명의 수석비서관 교체 인사 이후 20여일 간 공석으로 남았던 자리다. 당시 김제남 비서관이 시민사회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 상태로 남아있었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 다주택 비서관의 자연스러운 교체 계기의 의미도 담겼다. 청와대 내 유일한 다주택자로 분류됐던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처분 마감 시한으로 정한 이날 처분 없이 청와대를 떠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전매 제한에 묶인 경기 과천시의 아파트 분양권과 현재 거주 중인 마포 아파트까지 부동산 2채를 보유하고 있던 여 비서관은 처분 권고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 중인 아파트를 팔고, 전세 임차인으로 계속 거주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윤 부대변인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방식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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