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가 충주호 수역에 건설하기로 한 출렁다리 쟁탈전이 뜨겁다. 충주 지역 수변 관광 활성화를 이끌 효자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이 유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주시가 16일 개최한 주민 사업설명회에서 목벌동 주민들과 종민동 일부 주민들은 제각각의 입지 논리를 펴며 대립했다.
시가 계획한 출렁다리 위치는 종민동 충주호 종댕이길 심항산과 충주호 건너 태양산을 잇는 지점이다. 시는 국내 최장 331m, 무주탑 방식(다리 양쪽을 지탱하는 주탑이 없는 방식)으로 시공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가 지역상생 협력사업비로 지원키로 한 60억원과 시비 32억원 등 92억4000만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국유림과 충주호 수면 사용을 위한 관계 기관 협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종민동 일부 지역 주민들이 출렁다리 위치를 충주나루 인근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주민 협의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시에 진정서도 제출한 상태다.
펜션과 카페, 일반음식점이 밀집한 해당 마을과 충주나루를 잇는 500m 이상 수역에 출렁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심항산~태양산 출렁다리 조성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볼륨도 키우는 양상이다.
하지만 시는 수자원공사가 댐 본류 위에 출렁다리를 건설하도록 허용할 리 없고, 500m 길이의 출렁다리는 가운데 지주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현실화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심항산~태양산 출렁다리는 댐 지류 구간이어서 수공과의 협의가 가능하지만, 수공이 댐 본류를 가로지르는 관광시설물을 허용한 선례는 거의 없다"면서 "중간 지주 없이 500m 이상의 출렁다리를 건설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는 연내 관계 기관과 주민 협의 절차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지방재정 투자심사, 예산 편성, 기본실시설계 발주 등 행정절차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준공 목표는 2022년 6월이다.
종댕이길, 활옥동굴 등과 연계할 출렁다리는 충주호 계획 홍수위(EL 145m)를 고려해 가운데 처진 부분을 수면에서 13m 띄워 건설한다. 몸무게 70㎏ 성인 1285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버틸 수 있고, 초속 30m 이상의 강풍과 지진에도 견딜 구조로 만들 계획이다.
[충주=뉴시스] 이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