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앱결제를 전 디지털 재화로 확대하면 국내 콘텐츠 산업의 매출 감소액이 올해 2조원이 넘고 2025년에는 3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2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구글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산업 피해 추정 및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로 30% 수수료가 새로 붙으면 올해 한국 콘텐츠 산업은 연간 약 2조1127억원의 매출 감소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월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정책과 수수료 30% 부과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한다고 알렸다. 신규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다.
앱마켓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국내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계량적인 분석 결과가 제시된 것이다.
유 교수는 또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2016년 이후 매년 10.3%씩 성장하고 있음으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향후 매출 감소 효과는 점점 더 커져 2025년에는 3조4963억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 교수는 직접적인 매출 감소 외에도 여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내년도 기준으로 생산 감소 효과가 2조9408억원, 노동 감소는 1만822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교수는 "구글 앱 통행세 확대로 인한 피해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영업이익률 감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까지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 교수는 "구글의 혁신 공헌에 대한 보상은 이제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며 " 공급자, 소비자, 컨텐츠 산업, 사회적 효익 차원에서 구글 수수료 감소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왔다.
신영수 경북대 교수는 "구글 이번 정책변경이 공정거래법상 금지 행위일 수 있으며, 약관규제법상 ‘고객에 대해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과 ‘고객이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 등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황승흠 국민대 교수는 "인앱결제 강제 정책의 확대로 콘텐츠 산업의 미래 가치가 점차 축소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도 점차적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헌영 고려대 교수는 "과학적인 근거 없이 구글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문제를 흐지부지하게 만들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정부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데이터 축적을 해두어야 하고,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가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