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역대 최고"…수도권 아파트 경매 '광풍' 왜?
"낙찰가율 역대 최고"…수도권 아파트 경매 '광풍' 왜?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1.02.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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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월 경매 낙찰가율 107.5%…"역대 최고"
"시세보다 낮게"…무주택 실수요·투기 수요 집중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1.01.12.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1.01.12.

"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마련할 방법이 바로 경매라고 생각해요."

직장인 최모(43)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일상이다. 유로 모바일앱을 통해 경매 물건과 시세 등을 따져보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씨는 "유찰이 될 때마다 가격이 20~30% 낮아지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경매에 나섰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집값과 전셋값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상 유례없는 전세난과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아파트 경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집값 급등으로 매매 부담이 커지자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파트 매수 심리가 경매 시장으로까지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매 물건이 줄었는데도, 주택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 중저가 아파트들이 입찰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수도권 아파트는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또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는 등 경매시장이 갈수록 과열되는 양상이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7.5%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달(101.6%) 대비 5.9%p 상승했고, 지난해 10월(104.4%) 이후 연속 4개월 100%를 웃돌고 있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로, 높을수록 경매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크게 줄었지만,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및 평균 응찰자 수도 증가했다. 최근 2개월 동안 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2020년 12월 179건 ▲2021년 1월 296건으로 지난해 평균(533건)의 절반 이하다. 하지만 낙찰률은 3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74.3%를 기록했고, 평균 응찰자 수 역시 9.7명으로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다.

법원 경매는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 첫 휴정 조처가 내려졌을 당시 응찰자 수(6139명)가 역대 최저치로 내려갔지만, 2차 휴정이 단행된 같은 해 9월에는 1만3469명, 3차 휴정이 이어진 지난달에는 1만5231명까지 총 응찰자 수가 증가했다.

실제 경매시장은 과열 양상이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 전용 84.9㎡ 경매에 32명이 응찰해 감정가(4억7400만원)의 약 1.8배인 8억3990만 원에 낙찰됐다. 경기 김포시 운양동 ‘풍경마을래미안한강2차’ 전용 84.98㎡도 지난달 28일 감정가(4억100만원)의 1.6배 정도인 6억2425만8900원에 낙찰됐다.

또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최근 2개월 동안 수도권 빌라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2020년 12월 413건 ▲2021년 1월 776건으로 지난해 평균치(961건) 이하였지만, 낙찰률(45.7%)과 평균 응찰자 수(4.5명)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국 월별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 (제공 = 지지옥션)
전국 월별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 (제공 = 지지옥션)

부동산업계에서는 투자자뿐 아니라 무주택자가 매물을 찾아 법원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낙찰률과 응찰자 수가 증가하고, 낙찰가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경매가 일반 주택을 매매할 때보다 규제가 덜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때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매는 지자체의 허가 없이 낙찰을 받을 수 있다.

집값·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내 집을 마련하는 실수요가 커지면서 아파트 경매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심리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보다 1.9p 오른 117.2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4.7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이면 수요와 공급이 같은 수준이고, 200에 가까우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123.1)와 인천(112.8)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경기 지역은 지난 2019년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자, 매매 수요가 서울에서 경기로 넘어오면서 매매수급 지수가 100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 수요가 늘면서 경매시장의 열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사려는 실수요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아파트 경매 매물은 줄고, 수요가 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는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경매시장에 나온 매물들은 현재보다 6개월 전에 감정가가 매겨져 시세보다 저평가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응찰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낙찰가와 실제 매맷값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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