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 일탈에 운송 지연까지…AZ백신 접종 전날 긴장감 고조
콜드체인 일탈에 운송 지연까지…AZ백신 접종 전날 긴장감 고조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1.02.25 18:2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3900회분 '콜드체인' 문제 발생…대체 투입
당국 "완벽한 콜드체인 위해 확인…다소 늦춰져"
충북지역 백신 배송 차량서 실내 온도계 오작동
권선구보건소 2시간여 늦게 도착…인수인계 8분
전용 냉장고에 오토콜 기능…문제 시 바로 알림
"접종 별탈 없이 운영될 것…일상생활 회복 노력"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운송 트럭이 도착하고 있다. 이곳에 도착한 백신은 5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21.02.25.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운송 트럭이 도착하고 있다. 이곳에 도착한 백신은 5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21.02.25.

 25일 오전 7시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보건소는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이하는 데 여념이 없었지만, 이때쯤 도착하기로 한 백신 배송 차량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1시간을 훌쩍 넘긴 오전 8시48분께 백신을 실은 1t 트럭이 경찰과 군사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권선구보건소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당초 도착 예정 시각보다 1시간48분 늦게 도착한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는 다른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에서도 백신이 당초 도착 예정 시각보다 늦게 도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첫 운송부터 콜드체인 삐끗…"완벽한 콜드체인 위해 확인에 시간 걸려"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진행되지만, 전날인 25일 백신 배송 일정은 순조롭지 못했다.

백신을 실은 배송 차량은 당초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6대씩 경기도 이천 통합물류센터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지연됐다. 또 차량 한 대당 백신을 싣는 시간도 예상했던 10분이 아닌 20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첫 배송 일정의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콜드체인'(저온 유통)이었다. 전날인 지난 24일 벌어진 일 때문에 당국은 콜드체인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4일 오후 6시22분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통합관제센터에선 콜드체인 이탈 1건이 접수됐다. 이천 통합물류센터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백신 운송 차량에서 보내온 신호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냉장 온도(2~8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해당 차량의 온도는 이보다 0.5도 정도 낮게 떨어진 것이다.

당국은 해당 차량을 오후 6시46분께 정차한 후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확인 결과 백신 3900회분은 얼어붙은 상태(동결)가 아니었고, 냉매 작업에서 일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수송 용기 콜드체인은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바로잡는 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수송이 시작된 25일 오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4부두에서 코로나19 제주도민 접종분(3900회분) 백신을 실은 수송차가 첫 배송지인 제주시보건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1.02.25.

 

그러나 시간이 촉박했다. 이 차량은 25일 새벽 1시 목포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선박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에 당국은 통합물류센터에서 보관 중인 백신을 예비 차량을 이용해 대체 수송했다. 예비 차량은 출항 시간에 맞춰 목포항에 도착했다. 백신 3900회분이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은 25일 오전 6시께였다.

문제가 된 백신에 대해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보관 온도에서 약 0.5도 벗어난 상황이었고, 또 동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해볼 때 백신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추후 다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배송 일정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선 "어제(24일) 발생한 온도 이탈 상황 등을 고려해 보다 완벽한 콜드체인 유지를 위한 확인 작업에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며 "당초 예정했던 오전 5시30분보다 다소 늦게 출발했고, 이 부분이 연쇄적으로 작용해 상하차 시간이 예정 시간과 다소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해 25일 오전 충북 충주시 보건소에 도착한 코로나19 백신을 운송요원들이 이송하고 있다. 2021.02.25.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해 25일 오전 충북 충주시 보건소에 도착한 코로나19 백신을 운송요원들이 이송하고 있다. 2021.02.25.

콜드체인이 문제가 됐던 건 이뿐만이 아니다. 운송 당일인 25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8시38분께 이천 통합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운송 차량 1대가 15분 뒤 이천 마장면 덕평IC 인근에 멈춰 섰다. 충북 지역 접종센터 14곳에서 접종할 백신을 배송 중이었던 이 차량은 차량 실내 온도계 오작동으로 접수됐다.

다행히 백신이 보관된 수송 용기 온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 차량은 10분 후 출발했다. 오전 9시30분 도착 예정이었던 이 차량은 45분이 지난 오전 10시15분께 첫 목적지인 충주보건소에 도착했다.

 

특전사가 엄중 경계…백신 인수인계에 10분

25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통합물류센터에서 전국 각지로 배송되는 동안 수원 권선구보건소를 비롯한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에선 부지런히 백신 입고를 준비 중이었다.

보건소 앞 4차선 도로 50m 구간에 경찰이 라바콘을 설치했다. 보건소 주변에선 국방부 백신수송지원팀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500명분(1000도즈)을 실은 흰색 1t 트럭이 수원 권선구보건소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날 오전 8시48분께다. 수송 트럭은 경찰과 군사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보건소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운송 트럭이 도착하고 있다. 이곳에 도착한 백신은 5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21.02.25.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실은 운송 트럭이 도착하고 있다. 이곳에 도착한 백신은 5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2021.02.25.

이윽고 트럭 뒷문에 군 관계자 2명이 다가가고,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COVID-19 백신 안전수송' 글씨가 적힌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내렸다. 군 관계자는 트럭 뒷문에 붙은 빨간색 봉인지를 떼고 문을 열었다.

오전 8시51분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담긴 남색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자에는 '회수용/냉장 의약품', '보관온도 2~8도', '취급주의' 등의 글자가 적혀져 있었다. 상자를 든 관계자가 보건소 예방접종 담당자와 함께 보건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백신 인수인계는 보건소 1층 예방접종실에서 10여분간 진행됐다. 오전 8시59분께 운송 관계자가 회수용 상자만 들고 보건소 건물에서 나와 트럭으로 다시 들어갔다. 군 관계자가 뒷문에 다시 빨간색 봉인지를 붙인 후 수송 차량은 보건소 주차장을 빠져나가 다른 배송지로 향했다.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보건소에서 도착하여 이송을 마친 뒤 다음 배송지역으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2.25.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보건소에서 도착하여 이송을 마친 뒤 다음 배송지역으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2.25.

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확인 결과 깨지거나 파손된 것은 없어 모두 냉장고에 그대로 보관했다"며 "수송 차량 안에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물량들이 있어 바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은 보건소 예방접종실에 마련된 전용 냉장고에 보관된다. 오토콜 기능이 장착된 이 냉장고는 온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이 사실을 즉시 담당자에게 알려준다. 담당자는 이 기능을 통해 냉장고 온도가 3~4도를 유지하는지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다음달 2일부터 권선구 관내 요양시설 17곳과 정신재활시설 5곳의 만 65세 미만 입소·종사자 460여명은 이날 운송된 백신을 1차 접종한다. 1차 접종은 다음달 중순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소 접종 담당팀은 ▲방문 접종팀 ▲내소(보건소 내부) 접종팀 ▲운송팀 ▲이상반응 관리팀 등 4팀으로 구성됐다. 팀당 의사 1명, 간호사 1~2명, 행정요원 2명 등 5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보건소로 이동이 힘든 접종 대상자는 보건소 방문 접종팀이 해당 시설을 직접 방문해 접종할 예정이다. 시설 종사자 등은 내소 접종을 하게 된다. 내소 접종은 접종 대상자를 10명 단위로 예약받은 후 예약 일정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한 바이알당 10회분인 것,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고려해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이날 운송된 500명분 중 1차 접종 후 남는 40~50여명분은 2차 접종 때 사용할 계획이다.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보건소에서 도착하여 이송을 마친 뒤 다음 배송지역으로 출발하고 있다. 2021.02.25.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보건소에서 도착하여 이송을 마친 뒤 다음 배송지역으로 출발하고 있다. 2021.02.25.

보건소는 지금까지 다양한 백신을 접종해 왔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우태옥 보건소장은 "일선 보건소에서는 국가 필수예방접종이나 인플루엔자(독감) 접종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운영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접종하면서 백신 관리나 이상반응 등을 세밀하게 관찰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보건소장은 다만 "시민 중에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접종해서 일상생활을 회복하고픈 마음에 '나는 언제 접종하냐', '내 대기 순번은 언제냐'고 물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처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다 보니 막연하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분도 있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당국과 정부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택건설신문
  • (100-866) 서울 중구 퇴계로187(필동1가 국제빌딩( 2층)
  • 대표전화 : 02-757-2114
  • 팩스 : 02-2269-51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향화
  • 제호 : 주택건설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4935
  • 등록일 : 2018-01-17
  • 발행일 : 1996-06-20
  • 회장 : 류종기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종수
  • 편집디자인 : 이주현
  • 주택건설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주택건설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c@newsh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