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 매장 앞에 또 한 번 수백명이 줄을 서고 있다. 샤넬이 4월 중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자 값이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사람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수차례 올려 받았다. 그럴 때마다 '오프런'(Open Run·매장 문이 열기 전에 줄을 서는 행위) 현상이 벌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최근 오픈런에 동참하는 사람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엔 14일 새벽부터 줄이 생겼다. 대부분 샤넬 가방을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이 줄은 백화점 개장 시간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길어졌다. 신세계백화점 앞엔 250여명이, 롯데백화점 앞에 200여명이 줄을 섰다. 항상 줄이 있는 두 점포이지만, 이날은 유독 길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명품 매장에 들어가려면 시간 상관 없이 2~3시간 기다려야 한다. 문 열자마자 와야 그나마 원하는 물건을 살 가능성이 생긴다"고 했다. 샤넬은 지난 10년 간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다. 지난해엔 5월과 11월에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30% 가까이 인상된 제품도 있었다. 루이비통은 제품별로 수시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그외 다른 명품도 가격을 계속 올라가고 있다. 가장 최근엔 셀린드(CELINE)가 지난 5일 4개월 만에 또 값을 올렸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명품 수요는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백화점 명품 매출은 30.0% 증가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처음 1조원을 넘겼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였다.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1년 만에 177% 증가했다. 에르메스의 지난해 매출은 419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333억원이었다. 이는 전년(3618억원, 1150억원) 대비 각 15%, 15.9% 증가한 수치였다. 샤넬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루비이통·에르메스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올랐을 거로 예상된다. 명품업계 관게자는 "해외여행이 풀리기 전까지는 명품 매출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픈런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