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백신 맞는지 안 알려준다는데 무섭다" 거짓 정보도
학부모들 입장도 '고민'…"접종이 안전"·"자녀 불안해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졸업생 등 'N수생'들이 오는 7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상반응으로 공부에 지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안심하고 마스크를 벗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포탈사이트 수험생 카페에서는 '정부가 수험생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거나 '무슨 백신을 맞았는지 안 알려주고 맞은 후에 알려준다'는 사실과 어긋난 게시글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유명 수능 수험생 카페인 '수만휘'에는 전날인 7일 '고3·수험생은 7월초에 화이자 맞는다고 한다'는 글이 게시되자, 한 이용자가 "저희 학교는 백신 접종이 의무. 수능 보려면 맞아야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이버 수험생 카페에선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가 지난 2일 "무슨 백신 맞았는지 안 알려주고 맞은 후에 문자로 알려준다는데 무서워서 맞기 싫다"는 글을 적었다. 반면 해당 글엔 "알아보고 접종하기 싫다면 거부하면 되지 않겠냐"거나 "잘못된 정보다.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는 백신을 맞은 후에 안다니"라고 바로잡는 댓글도 적혔다.
수험생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에 따르면 수험생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맞지 않으면 접종 순번은 후순위로 밀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학교에 안내할 때도 희망자에 한해 접종한다는 점을 공문에 명시했다"며 "고3 접종의 경우에도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 살피겠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이 접종받을 백신 종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교육부는 지난 7일 고3 수험생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수능 수험생 예방접종 대상자 규모를 오는 9월1일 수능 모의평가 응시자를 기준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접수 후 그 명단을 근거로 대상자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고3 및 N수생 등 수능 수험생의 접종은 기말고사 등 학사일정을 고려해 오는 7월 실시한다.
수험생들은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뒤따를 수 있는 미열 등 이상반응이 수험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보다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신경희 전국외고·국제고학부모연합회 부회장(안양외고 졸업생 학부모)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수험생 백신 접종에 대해선 의견이 반반"이라며 "맞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녀 자신이 불안하다면 무리해서 맞힐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 지역 한 수험생 학부모 A씨는 "불안하긴 한데 정부에서 (백신을) 맞으라고 하니 맞는 분위기"라며 "걱정은 되지만 시험을 보러 이동하려면 안전을 위해선 접종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고, 9월 2학기부터 전면 등교 수업으로 전환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유하는 학부모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