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전세대출' 규제…풀까 말까
딜레마에 빠진 '전세대출' 규제…풀까 말까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1.09.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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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풍선효과'
"마냥 줄이자니 실수요자가 입는 타격 커"
우리은행, 분기별 한도 대신 영업점 月 한도
"그대로 두기엔 매월 증가세 줄어들지 않아"

꾸준히 증가하는 전세자금대출 관리방안을 두고 은행권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규제를 강화하자니 실수소요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고, 풀자니 증가세가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전세대출 잔액은 105조21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규모별 차이가 있지만 5대 은행 모두 잔액이 각 20조원 안팎이었다.

이 수치는 올해 들어 매월 1조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특히 지난 2~4월에는 3개월 연속 증가폭이 2조원을 넘어섰다. 그 결과 지난달 말 잔액은 119조9670억원을 기록했다. 8개월 만에 14조7543억원 증가한 것이다. 직전달과 비교하면 1조6606억원 늘었다.



지난해 전세대출 증가 추이를 심상치 않게 지켜본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선제적으로 분기별 한도를 설정했다. 하지만 3분기 한도 소진으로 이달 말까지 제한 취급하면서 혼란이 커졌다. 이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전국 영업점마다 월별 한도를 부여해 전세대출 취급을 재개했는데 각 영업점 고객군과 취급량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은행을 비롯해 개별 은행이 연말까지 맞춰야 할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는 변함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대안을 내놨다고 해도 전세대출 한도를 무한정 열어둘 수 없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3개월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NH농협은행의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분산되는 '풍선 효과'가 어디까지 미칠지 긴장하는 분위기다. 극단적인 경우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신규 취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다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열려있어 조만간 전세대출을 계획한 고객이라면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부담스러운 건 고객을 응대하는 은행 창구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대출 중단은 가급적 없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중단하더라도 가장 마지막 조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고 가계대출의 핵심인데 (농협은행처럼) 주담대나 전세대출을 막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굉장히 놀랐다.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싶다"며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서는 상반기부터 서서히 관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전세대출을 재개하고 현재 농협은행만 중단된 상황이지만 중단 기간 파급 효과가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겠다"며 "하나하나 무너지기 시작하면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임 나흘차를 맞은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요청했다.

특히 정 원장과는 한국경제·금융을 둘러싼 각종 위험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 몸으로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를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전세대출 잔액은 105조21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규모별 차이가 있지만 5대 은행 모두 잔액이 각 20조원 안팎이었다.

이 수치는 올해 들어 매월 1조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특히 지난 2~4월에는 3개월 연속 증가폭이 2조원을 넘어섰다. 그 결과 지난달 말 잔액은 119조9670억원을 기록했다. 8개월 만에 14조7543억원 증가한 것이다. 직전달과 비교하면 1조6606억원 늘었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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