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쿤드자다, 이란의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꿈꾸나
아쿤드자다, 이란의 아야톨라 호메이니를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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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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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쿤드자다 최고지도자로 둔 신정체제 도입"
신정체제에선 최고지도자가 절대적 권력 행사할 수 있어
이란, 호메이니 통치 후 극보수화로 '시대역행' 평가받기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25일(현지시간) 물라 악타르 만수르 전 탈레반 지도자가 지난주 사망했음을 확인하면서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새 지도자로 선출된 아쿤드자다. 2016.05.25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25일(현지시간) 물라 악타르 만수르 전 탈레반 지도자가 지난주 사망했음을 확인하면서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새 지도자로 선출된 아쿤드자다. 2016.05.25

 탈레반이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 구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 그 형태와 특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선 외신 보도를 모아보면 탈레반은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수장으로 한 정부를 구성한다.

아쿤드자다는 2016년 탈레반의 새 지도자로 선출됐다. 그는 종교학자 출신으로 탈레반의 과격화를 지지하는 강경주의자로 알려졌다.



알려진대로 이후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고 미군 철수가 본격화된 이후 아프간 내 점령 지역 확대에 집중했다.

이 결과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 재집권에 성공했다.

탈레반은 아쿤드자다를 앞세워 12인으로 이뤄진 위원회를 구성하는 신정(神政) 체제로 아프간을 통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탈레반 공동 창립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외무장관을, 탈레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자 탈레반의 군사작전을 총괄한 모하마드 야쿠브가 국방장관을, 아프간 동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탈레반 내 강경 무장단체 하카니 네트워크의 칼릴 하카니가 내무장관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중에서도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내각 최고 수장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앞선 보도에서는 재무부 장관에 굴 아그하, 재무부 장관에 사드르 이브라힘 등 탈레반 지도부 인사들이 임명됐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탈레반은 이러한 형태로 2001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한 번 아프가니스탄 통치에 나설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자유 광장에서 이슬람혁명 제4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려 이란 국민들이 국기와 혁명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훌라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슬람 혁명은 1979년 2월11일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이슬람공화국을 탄생시킨 혁명이다. 2019.02.11.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자유 광장에서 이슬람혁명 제4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려 이란 국민들이 국기와 혁명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훌라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슬람 혁명은 1979년 2월11일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이슬람공화국을 탄생시킨 혁명이다. 2019.02.11.

아쿤드자다가 새 정부에서 맡게 될 최고지도자 역할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역할과 유사하다고 한다.

신정은 통치자가 신 또는 신의 대리자로 간주돼 절대적 권력을 갖는 정치 형태를 말한다.

이란은 삼권분립이 확립된 정치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는 삼권 위에 있는 존재다. 대통령 인준과 군사령관 임명권을 갖고 정부가 통과시키는 어떠한 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경우 직접 정책을 입안하거나 추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 전문가 회의에서 나온 정책이나 법안은 그의 승인 없이는 집행되지 않는다.

강력한 권력만큼 최고지도자의 연설은 이란의 정치적 방향성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낸다.

이에 아쿤드자다는 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와 비교되기도 한다.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친미, 친서방적인 팔라비 왕조를 전복시키고 왕정을 폐지한 후 현재의 이란을 만들었다.

이란 내에서는 부패한 팔라비 왕조를 무너트린 인물로 추앙받지만 그의 치하에서 이란은 이슬람 극단주의 국가로 변했고 이란 여성들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했다. 호메이니 집권으로 인해 이란이 시대 흐름을 역행할 정도로 보수화됐다는 평도 나올 정도다.

탈레반은 카불 장악 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정부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를 만들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여성들의 학업과 노동 활동 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했다.

아프간 여성들이 탈레반에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국제 법학도 모임 '주리스트'트위터) 2021.9.2.
아프간 여성들이 탈레반에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국제 법학도 모임 '주리스트'트위터) 2021.9.2.

다만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기반한 자유 보장과 인권 존중이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국제사회에서는 '샤리아 율법을 따른다'는 것은 샤리아에 대한 해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권이나 자유보장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역시 이란의 사례를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이란의 경우 샤리아에 근거한 종교적 인권 탄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 체제에서도 샤리아에 근거해 이란 내 언론 자유 탄압, 반정부 기자 고문 등 강력한 독재가 나타나고 있다.

2009년에는 신정정치에 억압된 민심이 폭발한 시위도 잔혹하게 진압해 세계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국제적 흐름과는 정반대로 하루에 집행되는 사형건수가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다. 사형수들 중에는 범죄자도 있지만 다수가 양심수 또는 정치범이라는 증언도 있다.

강력한 신정 체제를 도입한 탈레반의 아프간 정부가 제2의 이란으로 변할 지 공언한대로 전 세계에 우호적인 국가로 거듭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우려가 앞서는 상황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아프간 내에서는 벌써부터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고, 일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평생 꿈꿨다 실현한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청바지 등 사복을 스스로 불태우고 부르카를 착용하거나, 탈레반 대원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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