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뛴 전셋값…울며 겨자 먹기 '반전세'[월세시대②]
훌쩍 뛴 전셋값…울며 겨자 먹기 '반전세'[월세시대②]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1.11.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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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대차계약 중 월세계약 36.4%…역대 최고치
새 임대차법에 전셋값 급등하자 보증부 월세 증가
대출 규제·종부세 부담도 월세계약 늘리는 원인
"전세 종말·월세화 흐름…당분간 반전세 유행할 듯"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2021.11.19.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2021.11.19.

급등한 전셋값에 월세나 보증부 월세를 택하는 이들이 늘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5만7000건을 넘겨 가장 많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5만7168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월세 계약 중 36.4%를 차지한다. 건수와 비중 모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수치다. 지난해 전체 월세계약이 5만4965건이었는데, 올해를 한 달 이상 남겨놓고도 이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7월31일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시장에서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고, 신규 계약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중가격이 형성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907만원으로 4억7300만원이던 지난해 10월보다 33% 올랐다. 이에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이 보증금은 낮추되 월세를 충당하는 방식의 보증부 월세, 반전세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의반 타의반 월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 역시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달 기준 123만4000원으로 1년 전 112만원보다 11만4000원(10.2%) 비싸졌다. 월세보증금도 지난해 1억2154만원에서 올해 2억418만원으로 68% 가까이 뛰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도 월세 거래 증가를 늘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가계부채 총량규제에 전세대출이 빠졌지만 내년엔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월세로 부담을 전가시키는 측면도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28만 명 많은 94만7000명이 올해 종부세를 낸다. 세액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5조7000억원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1.11.12.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1.11.12.

세입자에 부담이 전가된다는 우려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과장된 얘기"라며 "가격은 시장 전체의 수급상황에 좌우되는데, 최근 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시장도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이미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은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다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조세 전가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부담한 후 계약 갱신 시점에 전세계약이 보증부월세로 바뀌거나 관리비를 올리는 식으로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월세라도 받아서 종부세를 내자는 생각에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 월세화는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임대차3법, 저금리 등으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 시장에서 전세종말과 월세화 흐름이 나타날 텐데, 집주인도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반전세나 준전세가 유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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