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여건 변화 빨라 시장과 충분히 교감 못해"
"주택가격 상황 변화 앞으로 지켜볼 것"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한 것과 관련,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이 2.5~2.6%라고 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3%로 0.3%p 낮춰 잡았다.
이어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정책 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지만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정책적 여력이 남아있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이론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물가 하방 압력 요인이 공급 충격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하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할 순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커져 금리인하를 한 것이고 앞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변수를 보면서 가장 적합한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한 발 앞서 금리를 내린 배경으로는 대내외 여건이 급변한 점을 내세웠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 때만 하더라도 "저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긴 어렵다"고 발언한는 등 시장에서 고조된 금리인하론을 잠재우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 두 달 간 경제 여건이 예상외로 빨리 변화했다"며 "미·중 협상이 비관적으로 전개되다가 극적으로 다시 합의됐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일본 규제까지 워낙 빠르게 변화해서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급적 시장과의 소통과 금통위 견해 등을 알릴 필요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자칫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인하가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주택가격안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시 상황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2.2%로 하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영향 등이 부분적으로 반영됐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국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상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상황에 대한 큰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그 과정에서 한은이 노력할 점이 있다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