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권혁진 기자 =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박예린(19·강원도청)의 수영 인생에 자양분이 되고 있다.
박예린은 2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50m 예선에서 26초75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7조 8위에 그친 박예린은 62명 중 24위로 상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접영 100m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제30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차 이달 중순까지 이탈리아 나폴리에 머문 것도 어려움을 겪은 요인 중 하나였다.
박예린은 "기록이 조금 아쉽다. 개인전이 끝나 서운한 부분도 있다"면서 "준비 시간이 짧았다. 더 집중해서 훈련에 임해야 했는데 할게 너무 많다보니 수영에만 집중을 못했다"고 곱씹었다.
175㎝의 큰 키를 자랑하는 박예린은 지난 5월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접영 100m에서 한국 접영의 간판이자 이번 대회 홍보대사인 안세현(24·SK텔레콤)을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그때의 위용을 뽐내지 못했다. 접영 50m에서도 선발전 기록인 26초48에 못 미쳤다.
박예린에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다수 선수들의 기록이 선발전보다 좋지 않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무더기 기록 경신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왜 한국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기록이 저조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는 박예린은 "한국에서 경기하면 선수층이 얇아 예선이 많이 없다. 보통 오후에 본 경기를 한다. (그런 이유로) 예선전에 100% 기량을 발휘하는게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예린은 이어 "오전과 오후에 몸을 두 번 풀면 오전에 몸이 좋지 않은 것이 느껴진다. 기록도 잘 안 나온다. 그 부분을 조금 더 생각하고 오전에 포커스를 뒀어야 했다"면서 "이제는 오전 수영 훈련이 없더라도 다른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보탰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꿈나무 선수들이 수영에 관심을 갖고 선수층이 강화돼 한국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오전에도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하기도 했다.
박예린은 막 한국나이로 스물이 됐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여자 접영 최강자인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처럼 만 16세에 세계를 정복하는 이도 있지만 20대 중반에 이르러 기량이 만개하는 경우도 많다.
박예린은 "아직 20세이니 경험을 바탕으로 훈련에 집중해 23, 24세 됐을 때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개인 종목 일정을 모두 마친 박예린은 28일 혼계영 400m에서 이번 대회 마지막 레이스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