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 일이래요? 올해 좋은 경험을 많이 해보네요. '신과함께-죄와 벌'로 천만 배우가 됐고, '공작'으로 칸 레드카펫도 처음 밟았어요."
2018년 스크린을 점령하다시피한 주지훈(36)은 "꿈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과장하면, 올해 영화계는 주지훈으로 시작해 주지훈으로 끝나는 형국이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올해 1월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과 '공작'이 극장가 여름 대전에 출격한다. 범죄 스릴러 '암수살인'은 10월 개봉한다.
"한국 영화가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관객들 선택을 받으려면 더 잘 만들어야 한다. 손실이 있으면 그 부담이 모든 영화인들에게 돌아온다."
신과함께2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1441만명을 모은 '신과 함께-죄와 벌'의 후속편이다.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을 연출한 김용화(47)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3차사'(하정우·주지훈·김향기)가 그들의 1000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 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8일 개봉하는 '공작'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군도: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한 윤종빈(39)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5월1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작품이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한 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국가안전기획부 소속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간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신과함께2'와 '공작'이 경쟁한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며 "김용화 감독, 윤종빈 감독, 하정우 형이 대학교 동문이고 많이 친하다. '올 여름은 신과 함께한 공작으로 가자'는 구호까지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정우(40)는 지난해 겨울 극장가에 '신과함께-죄와벌'과 '1987'(감독 장준환·관객 723만1830명)을 연달아 내놓고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주지훈은 "정우 형이 영화 홍보 일정 때문에 왔다갔다하면서 고생하는 것을 봤다"고 회상했다. "'신과함께2'와 '공작'이 동시에 스크린에 걸리는 것을 운명이라고 받아들였다. 영화 색깔이 다르고 시사하는 바도 달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선택권을 준다는 것도 좋은 의미인 것 같다."
주지훈은 신과함께2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찾으려는 일직차사 '해원맥', 공작에서는 북측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을 연기했다. "두 영화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장르나 캐릭터 면에서 완전히 반대의 지점에 있어서 다행이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였으면 엄청나게 고민했을 것 같다."
주지훈은 북한 사투리를 실감나게 구사했다. "군인 역할은 처음 맡았는데 말투가 어려웠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북한 실정을 잘 알고 캐릭터에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있었다. 그 선생님이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북한에서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높은 계급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령과 준장 사이다. 잘 해서 거기에 뽑히는 게 아니라 좋은 집안에서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아온 인물'이라고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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