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마스크 안 쓰고 4번째 軍 훈련 지도…'설정' 속사정은
김정은, 마스크 안 쓰고 4번째 軍 훈련 지도…'설정' 속사정은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03.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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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2주간 동해안에서 군사 행보
평양 바깥에 있지만…최고지도자 건재 과시
경제현장 시찰 못 가고 장병 스킨십 사라져
코로나19로 속 타는 北 상황 곳곳에 드러나
전반적으로 재래식 무기…통상적 동계 훈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동지께서 3월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2020.03.13.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동지께서 3월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 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2020.03.13.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인민군 포병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진행하며 사흘 만에 다시 동해안 일대에서 군사 행보를 보였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평양을 보름 가까이 비우고 연쇄 군 훈련을 지도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주 동안 총 4번의 군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모든 훈련은 동해안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의 타격 훈련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지난 9일 훈련은 함경남도 선덕 인근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전날 포사격 훈련을 실시한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진으로 볼 때 바닷가를 배경으로 훈련이 진행한 것이 확인된다. 7군단(함경남도)과 9군단(함경북도)의 위치를 감안하면 함흥이나 김책 인근이 훈련 장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부터 최소 2주 간 평양을 비우고 동해안 지역에서 체류하고 있다는 것인데, 코로나19 국면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0.02.29.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0.02.29.

특히 김 위원장은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반면 훈련을 수행한 간부들은 모두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훈련 기념사진을 찍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김 위원장이 군 훈련 지도 과정에서 장병들과 악수하거나 얼싸안는 모습도 싹 사라졌다. 대신 훈련을 원거리에서 참관하는 모습만 보도되고 있다.

군 부대 인근의 경제현장을 시찰이 없어진 점도 주목된다. 과거 김 위원장은 북한군의 정기 훈련기간 즈음에 군사 지도와 경제현장 시찰을 함께 다녔지만 이번에는 군사훈련만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선언했고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경제 성과가 절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인 행보로 비춰진다. 올해 김 위원장의 경제현장 지도는 지난 1월7일 순천 인비료 공장 건설현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조선중앙TV가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구분대들의 강하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강하훈련을 마친 대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2019.11.18.
조선중앙TV가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구분대들의 강하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강하훈련을 마친 대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2019.11.18.

북한 내 코로나19 감염 규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군 훈련 지도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채 멀리서도 할 수 있지만, 경제현장 시찰은 여러 사람들과의 근접 접촉이 일어날 수 밖에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경제현장의 요구나 건의사항을 해결해줄 여력이 없어서 가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경제는 장기화된 대북제재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안전을 위해 평양을 떠나 있으면서도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군사훈련밖에 없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김 위원장이 군 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전염병을 피해 한적한 동해 일대로 거처를 옮겼다는 의구심을 차단하고 최고 지도자의 건재를 과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천린비료공장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7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7.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천린비료공장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7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7.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12일 훈련이 "불의에 조직됐다"고 밝혔다. 군의 대비태세를 불시에 점검하는 의도가 있겠지만, 김 위원장의 동해안 체류 명분으로 군 훈련을 조직하고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군 훈련 자체만 놓고 봐도 내부 결집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훈련에 133㎜ 견인포, 107·122㎜ 방사포 등 사거리가 40㎞ 이내인 구형 재래식 무기를 동원했다. 대남 사격용이 아니라 해안 상륙 세력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들이다.

앞서 진행된 훈련에서는 사거리 200㎞ 이상의 초대형방사포 등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재래식 무기의 비중이 높은, 북한군의 통상적인 동계 훈련이라는 것이 군 안팎의 설명이다.

신문은 이날 '국가적인 초특급 방역조치 더욱 엄격히 실시'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지역에서 물자 검역을 강화하고 외국인, 외국 출장자 등에 대한 의학적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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