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격 더 떨어져 순상품교역조건 개선
5월 우리나라의 수출무역지수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급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수출물량지수가 15% 하락했고, 수출금액지수도 25% 곤두박질쳤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94.04로 전년동월대비 15%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다.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26.7%)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량이 전년동월대비 8.7% 증가했음에도 자동차 등 운송장비(-57.6%)와 섬유 및 가죽제품(-42.4%) 등이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컸다.
수출금액지수도 82.08로 전년동월대비 25.1% 떨어졌다. 지난 3월 부터 석 달 연속 내려간 것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여파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금액이 67.4%의 하락률을 나타냈고, 운송장비(-58.5%), 섬유 및 가죽제품(-45%)도 낙폭이 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0.8% 상승 전환했다.
수입금액지수도 20.8% 하락했다. 4월부터 두 달째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58.8%)의 수입금액이 대폭 떨어졌다. 수입물량지수도 1.1% 내려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제1차 금속제품(-23.1%), 섬유 및 가죽제품(-12.2%) 등을 중심으로 내림폭이 컸다. 반면 기계 및 장비와 운송장비 수입물량은 각 14.2%, 9.8% 늘었다.
다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0.1% 상승했다. 지난달 수입가격이 20% 하락하며 수출가격(-11.9%)보다 더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낸 영향이다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올라간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었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