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얼어붙었는데 서민 밥상 물가만 올랐다
경기는 얼어붙었는데 서민 밥상 물가만 올랐다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0.10.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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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90%, 배추 67%, 파 40%, 쇠고기 11% '급등'
9월 물가상승률 6개월 만에 1%대 복귀했지만
"경기개선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볼 수 없어"

지난달 물가가 6개월 만에 1%대로 복귀했지만 이는 '폭등'에 가까운 수준의 밥상 물가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과 저유가 등으로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필수적인 소비 품목들만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0%를 기록했다. 올해 4월(0.1%) 0%대로 주저앉았던 물가 상승률은 5월(-0.3%)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6월(0.0%) 보합을 저점으로 7월(0.3%), 8월(0.7%)에 이어 9월까지 3개월째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모두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견인했다. 농·축·수산물은 7월 6.4% 오른 데 이어 8월에도 10.6% 상승했고 9월에는 13.5%나 뛰었다. 9월 상승폭은 2011년 3월(14.6%)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채소류 가격이 34.7%나 오르며 2016년 10월(36.3%) 이후 4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과일도 15.8% 오르면서 2017년 6월(18.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채소류와 과일류만 전체 물가를 0.81%포인트(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 품목별로는 배추가 67.3%, 무가 89.8%나 폭등했다. 파(40.1%), 토마토(54.7%), 사과(21.8%) 등 서민 장바구니에 담기는 품목들이 줄줄이 올랐다. 전체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9.0% 상승했다. 2011년 2월(20.8%)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올 여름부터 태풍, 장마 등에 작황 부진이 나타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국산 쇠고기(10.6%), 돼지고기(7.5%) 등 축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7.3% 오르면서 먹거리 부담을 더 키우는 상황이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0.9%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나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월(21.6%) 이후 최대 기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 상승했다.

이처럼 필수 소비재인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를 경기 개선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다른 품목을 보면 여전히 상승 압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은 1.2% 올랐으나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7% 하락했다. 휘발유(-11.2%), 경유(-15.9%), 등유(-14.1%) 등 석유류가 12.0% 하락한 원인이 컸다. 서비스 물가를 봐도 외식 물가는 1.0%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예년 평균 상승폭인 2~3%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길어지는 경기 침체로 국내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저물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 달 물가에 대해 "석유류 가격하락과 교육분야 정책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물가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식물가 상승폭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저물가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개선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데 채소류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만 오른 상황"이라며 "저물가 상황은 경기가 부진하다는 신호이면서 그 자체로도 소비 지출 지연으로 이어져 더욱 경기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보이며 6개월만에 1.0%대로 진입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있다.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3.5% 상승해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큰폭을 나타냈으며 채소류 가격은 2016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34.7%을 기록했다. 2020.10.06.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보이며 6개월만에 1.0%대로 진입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있다.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3.5% 상승해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큰폭을 나타냈으며 채소류 가격은 2016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34.7%을 기록했다. 2020.10.06.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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