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뚝심 통했다…농어촌 보편지급·추가 국채 없던 일로
홍남기 뚝심 통했다…농어촌 보편지급·추가 국채 없던 일로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1.03.25 11:0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조 추경 국회 통과…정부안 보다 400억 ↓
농어촌 보편지원 대신 46만 가구 선별지원
적자국채 발행 막아…추가 재정악화도 면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2021.03.12.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2021.03.12.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21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규모보다 오히려 400억원 감액된 수준이다.

심사 과정에서 비중 있게 논의됐던 농어촌 가구 100만원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이나 추가 국채 발행 등은 재정 당국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청와대와 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면서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 오명까지 썼던 홍남기의 뚝심이 끝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25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지난 4일 정부가 제출한 15조원 규모의 '2021년 1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소상공인 지원 확대, 문화·관광·체육 업계 지원, 전세버스 기사 지원 등을 위해 정부안보다 1조4000억원 증액했으나 일자리 사업 축소 등으로 1조4400억원을 감액하면서 총 400억원이 순감 됐다.

이번 추경의 최대 쟁점이었던 농어촌 가구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0.5㏊미만 소규모 농가 43만 가구 등 소규모 영세 농어가 46만 가구에 30만원씩 한시적 경영지원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화훼, 친환경 농산물, 계절과일 등 코로나19 피해 작물 재배 농가에 160억원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앞서 여야 의원들은 추경 심사 과정에서 113만여 농어민 전체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100만원씩 보편지원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본 화훼농가에도 200만원씩 지급하자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정치권의 농어촌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소상공인도 전년보다 매출이 늘어나면 지원에서 제외되는데 농어촌 대상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여당은 추경 심사 마지막까지 농어촌 지원을 두고 재정 당국을 설득했지만, 홍 부총리는 농어촌 가구에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주고 난 후 나머지 산업들에서도 다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달라고 하면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이유로 끝까지 반대했다고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2021.03.18.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동취재사진) 2021.03.18.

홍 부총리는 폭넓은 피해지원을 위해 적재 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민주당의 요구도 막아섰다. 여당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코로나19 피해계층을 과감하게 지원하자고 제안했으나 홍 부총리는 추가 국채 발행은 더 어렵다고 맞섰다. 야당인 국민의힘 또한 국채발행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결국 나랏빚을 추가로 지는 것은 막게 됐다.

그동안 홍 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10억원 유지,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 주요 현안마다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났다. 매번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는 소신을 밝혔지만, 끝까지 뜻을 관철하지 못해 '예스맨', '홍두사미'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이번 추경만큼은 홍 부총리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재정 악화도 면하게 됐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1조4000억원이 증액됐지만, 국고채 이자 절감분 감액(3600억원), 소상공인 융자 산업 전환(8000억원), 일자리 사업 축소(2800억원) 등을 통해 재원을 충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채 발행 규모는 9조9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1차 추경으로 인한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89조9000억원으로 본예산보다 14조5000억원 늘어나지만, 정부의 1차 추경안보다는 3000억원 늘어나는 수준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26조4000억원으로 본예산보다 13조9000억원 확대된다.

홍 부총리는 추경 통과 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추경은 내역조정은 있었지만, 정부가 제출한 규모인 15조원 수준으로 확정됐다"며 "국채 이자 절감분 활용, 일부 융자사업의 조정 등을 통해 약 1조4000억원 재원을 확보해 적자국채 발행 없이 소상공인 지원 확대, 농어업 지원 신설 등 더 넓게 두터운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택건설신문
  • (100-866) 서울 중구 퇴계로187(필동1가 국제빌딩( 2층)
  • 대표전화 : 02-757-2114
  • 팩스 : 02-2269-51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향화
  • 제호 : 주택건설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4935
  • 등록일 : 2018-01-17
  • 발행일 : 1996-06-20
  • 회장 : 류종기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종수
  • 편집디자인 : 이주현
  • 주택건설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주택건설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c@newsh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