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입주 건물 찾아 위원장 연행
영장 발부 20일만에 구속…노조 반발
경찰이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2일 집행했다. 구속영장 발부 20일 만에 이뤄진 이날 집행은 양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총의 반발이 예상됐던 만큼 새벽 시간 기습적으로 전개됐다.
서울경찰청 7·3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5시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사옥에 도착해 양 위원장 구속영장 집행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달 구속영장 발부 후 구인 절차에 응하지 않던 양 위원장의 소재지를 파악한 뒤 집행에 나선 것이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월3일 주최 측 추산 8000여명이 참석한 7·3 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18일 한 차례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양 위원장이 협조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날 현장엔 수사인력 100여명과 41개 부대의 경력이 동원됐으며, 이 중 모든 수사인력과 6개 부대는 오전 5시30분께 건물 수색에 착수했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을 이용해 건물 안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 인력은 건물 진입 후 40여분이 지난 시점인 오전 6시10분께 양 위원장을 발견, 검거했다. 당시 주위에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있었지만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위원장은 오전 6시30분께 경찰과 함께 건물에서 나와 호송차에 탑승했다. 그는 경찰에 연행되면서 주변 민주노총 관계자들에게 "10월 총파업 준비를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관계자들이 양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외쳤고, 이 과정에서 큰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 위원장은 종로경찰서로 이송돼 유치장에 수감 중이다. 영장 발부 20일 만에 구속된 것이다. 경찰은 "법과 절차에 따라 민주노총 위원장을 검거했으며, 추가 수사 후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 집행 직후 "양 위원장과 민주노총 죽이기의 결정판인 위원장 강제구인에 대해 민주노총은 강력히 비판,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종로경찰서 앞에서 이와 관련한 규탄 행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