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4%, SK 97%로 메모리 비중 압도적
"내년 힘들다" D램 3위 마이크론 감산 시사
우리나라 핵심 수출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내년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메모리 매출 편중이 심해 '반도체 겨울'이 더 혹독할 수도 있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 6월 공표한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치를 최근 수정해 발표했다.
WSTS는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메모리 시장 성장률을 18.7%에서 8.2%로 급격하게 낮췄다. 또 내년 전망은 3.4%에서 0.6%로 내렸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시장 성장률인 13.9%, 4.6%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상대적으로 더 급격하게 냉각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 둔화로 인해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고정거래가격 3분기 시장 전망을 전 분기 대비 '5~10% 하락'에서 '15% 이상 하락'으로 수정했다. 또 소비자용 D램은 최대 18% 하락 전망이 제기됐다.
우리 수출 전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52억7000만 달러(약 7조1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메모리는 단일 품목코드 기준 최대 수출품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691억7722만 달러로, 전체 6444억 달러 중 10.7%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경영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가전 등을 포함한 회사 전체 매출에서도 27.3%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97%로 압도적이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D램 업계 3위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내년 1분기까지 힘든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고 최근 경고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긴요하지 않은 생산설비 투자를 미루는 등 생산 조절에 들어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달 내년 메모리 반도체 관련 장비 지출이 D램의 경우 올해 대비 7.7%, 낸드는 2.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WSTS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공표한 수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6332억3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WSTS의 지난 6월 성장률 전망치 16.3% 대비 2.4%p 기대감을 낮춘 것이다. 메모리(8.2%) 외에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로직 부문 반도체가 24.1%로 가장 높은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날로그 21.9%, 마이크로프로세서(MPU) 5.9% 등이다. 이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한 자릿수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로직 8.1%, 아날로그 6.4%, MPU 3.6%, 메모리 0.6% 순이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