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세대란은 무슨…집주인들 "세입자 없어 잔금 못 치러"
8월 전세대란은 무슨…집주인들 "세입자 없어 잔금 못 치러"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2.08.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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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3만4284건
전세가격도 하락폭 커져…전국 -0.13%
"금리인상, 세입자 전세보다 월세 유리"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지연 인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락세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추가 금리 인상과 매수심리 하락 등 우려로 13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2.08.25.

최근 서울 은평구 인근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던 예비 신혼부부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신축 아파트 잔금연체 이자를 내고 있던 집주인이 빨리 입주하지 않으면 연체이자를 대신 내게 하거나 보증금을 더 올릴 것이라며 적반하장식으로 입주를 독촉한 것이다. A씨는 "괘씸하기도 하고 같은 단지 내 전세 매물들이 더 있었기에 그냥 다른 집으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한 B씨는 예전 집이 팔리지 않아 결국 전세로 매물을 바꿔 내고 세입자를 간절히 기다렸다. B씨는 "새집 잔금일까지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을까봐 전셋값을 시세보다 2000만원 낮춰 내놨다"며 "다행히 세입자가 들어와 무사히 잔금을 치렀다. 어쩌다보니 팔자에 없던 집주인이 됐다"고 전했다.

올해 8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도래하면서 전셋값 폭등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실상은 달랐다.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수요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4284건으로 새 정부 출범 초기인 3개월 전(2만6252건)보다 30.5% 늘어났다.

경기와 인천은 전세 매물 증가폭이 더 컸다. 각각 석 달 전에 비해 경기(3만3240건→4만6732건)는 40.5%, 인천(8345건→1만1476건)은 37.5%씩 늘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진행하려다가도 날짜가 촉박하고 집이 잘 안 나가면 보증금을 일부 깎는 대신 깎은 부분 만큼 월세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전셋값 자체를 5000만원이나 1억원 정도 싸게 내놓아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며 "요즘 전셋값이 오르지를 않아서 그렇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최근 확실히 전셋값은 하락하고 월세는 올라가는 추세가 있다"며 "이 근방 단지는 입주 초기에 워낙 싸게 전세 거래를 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보증금을 올리지 못하고) 오른 부분만 월세로 받는 경우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이 계속 쌓이면서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도 하락 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13%로 더 떨어졌다. 서울(-0.04%→-0.06%)과 수도권(-0.10%→-0.18%), 지방(-0.05%→-0.09%)도 모두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무악동 대단지가 위치한 종로구(-0.15%), 북가좌·홍은동 주요 단지가 있는 서대문구(-0.14%), 응암·녹번·진관동 대단지가 위치한 은평구(-0.11%) 위주로 전세 매물이 쌓이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강남권에서는 양천구(-0.10%)가 신정·목동 대단지, 영등포구(-0.10%)는 문래·영등포동, 송파구(-0.09%)는 풍납동 구축 위주로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은 "반전세·월세 전환과 갱신계약 영향으로 신규 전세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이자부담과 매물 적체가 지속됨에 따라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되며 서울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더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역전세대란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공동으로 연구해 생산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내년도 입주예정물량은 올해보다 약 6만4000가구 증가한 41만 가구다. 2024년 상반기(6월까지)는 17만2000가구 수준으로 전망된다. 부산, 광주, 대전, 전북, 세종을 제외하면 내년 입주예정물량이 올해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이 많은 특·광역시는 인천(8만2000가구), 서울(7만4000가구), 대구(6만3000가구) 등이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화성시(2만8000가구), 경기 양주시(2만6000가구), 충남 아산시(1만9000가구), 충북 청주시(1만8000가구), 경남 양산시(1만1000가구), 경북 포항시(1만 가구), 전남 광양시(7000가구) 순이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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