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적자' 한전, 안 팔겠다던 '알짜' 아트센터 분할 매각 검토
'눈덩이 적자' 한전, 안 팔겠다던 '알짜' 아트센터 분할 매각 검토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2.09.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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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변전소 이전 문제 등으로 매각 자산에서 제외
올해 들어 적자 계속 커지자 분할 매각 방안 '만지작'
본관 2·3층 대상…인근 상가 공시가 ㎡당 2천만원대
5년간 사업 정리 등 통한 14조원대 자구 노력 추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한전)이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의 분할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만 팔려는 의도지만, 아트센터는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던 알짜 부동산이다. 올해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기조에 따라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을 처분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현재 아트센터 중 스포츠클럽 등이 들어선 일부 층의 분할 매각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자문용역 시행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트센터의 분리 매각이 가능한지 검토하는 차원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단계"라며 "최근 기재부에 제출한 재정건전화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의 한전아트센터는 강남권 주요 문화예술시설로 본관, 서초지사, 전기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다. 대지면적과 건물면적이 각각 2만6300㎡와 6만2906㎡로, 매각 시 수조원의 재무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돼왔다.
 

다만 한전은 아트센터 빌딩 등 업무용 빌딩 지하에 대규모 변전소가 설치돼 있어, 변전소 이전 비용 등을 고려하면 매각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5월 발표한 6조원대의 고강도 자구책에는 물론, 최근 한전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2~2026년 재정건전화 계획'에도 아트센터 관련 매각 계획을 담지 않았다. 또한 한전아트센터의 매각 계획이 없다는 회사 입장도 언론 등을 통해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한전의 재무 위기를 부른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기조가 강화되며 아트센터의 분리 매각까지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표준공시지가에 따르면 아트센터(서초동 1355) 인근 상가지대의 공시지가는 ㎡당 대략 2000만원 안팎이다. 스포츠클럽이 있는 아트센터 본관 건물은 지상 17층으로 면적은 1만8763㎡에 달한다.

본관 2·3층에 위치한 스포츠클럽의 총 면적은 3784㎡다. 실제 매각 시점에 공시지가가 변경될 수 있지만, 대지지분 등을 제외하고 현재 공시지가를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분리 매각가격은 수백억원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전 입장에서는 수백억원 규모의 현금 확보도 아쉬운 상황이다. 한전은 국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 전력 구입비 부담이 커졌지만 막상 요금은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 적자가 불어났다.

한전아트센터 전경. (사진=한전 블 로그)

한전은 지난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연료비가 오르거나 내리면 이에 맞춰 연료비 조정요금도 바꾼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연료비 조정요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정부가 쥐고 있어, 고물가 상황에 요금 인상이 거듭 막혔다. 정부는 지난해 2·3분기와 올해 1·2분기에 잇따라 한전에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3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27조2027억원 수준일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많은 28조~29조원대의 연간 영업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최근 기재부에 제출한 '2022~2026년 재정건전화 계획'에서 자산 매각, 사업 조정 등으로 5년간 총 14조2501억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처분 가능한 부동산, 해외 석탄발전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투자 시기와 규모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석탄 발전 비중에 상한을 두는 '석탄발전 상한제'도 한시적으로 유보해 연료비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이외에 자동이체 고객 요금 할인 축소 등 소비자 혜택도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한전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감안해 전기요금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다음 달 기준연료비 킬로와트시(㎾h) 당 4.9원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추가 인상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올해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미 연간 최대 인상 폭인 ㎾h당 5원을 채워 추가 인상이 막힌 상황이다. 다만 한전 내부 이사회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산업부의 인가를 받아 약관을 개정하면 상한 폭을 확대할 수 있다. 한전은 이달 20일 전후로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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