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7년간 열한번 호흡
홍상수(62) 감독이 국내 관객들에게 신작 '탑'을 선보인다.
21일 영화제작전원사에 따르면, 탑은 다음달 11일 개봉한다. 홍 감독과 불륜관계인 배우 김민희(40)가 제작실장을 맡은 작품이다. 왕년에 잘나갔지만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는 감독 '병수'(권해효)가 건물주 '혜옥'(이혜영)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해 가을 서울 논현동의 한 건물을 주 무대로 촬영한 상태다. 송선미, 조윤희. 박미소, 신석호 등도 출연한다.
탑은 지난 14일 막일 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이콘 부문에 초청됐다. 주연배우들만 참석했을 뿐, 홍 감독과 김민희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9월 스페인에서 열린 제70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 함께 참석한 모습과 대조됐다.
권해효는 BIFF 관객과의 만남에서 "탑은 홍 감독 작품 중 가장 긴 롱테이크 신을 담은 영화"라며 "10~15분 짜리 롱테이크를 대사 한 마디 틀리지 않고, 여러 배우가 호흡을 맞춰서 완벽하게 한 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미친듯이 몰입할 수밖에 없다. 치열하게 만든 영화라는 점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혜영은 "홍 감독 영화에 나오면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어쩌면 롱테이크, 대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쉼, 어떤 시간이 만들어주는 마술 같다. 내가 연기를 잘 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보일 뿐이다. 감독님이 써준 극본대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기가 잘 해보인다"고 했다.
탑은 홍 감독의 스물여덟 번째 장편영화다. 7년째 열애 중인 김민희와는 열한 번째 호흡이다. 두 사람은 2017년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인정했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를 시작으로 '밤의 해변에서 혼자'·'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8)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당신 얼굴 앞에서'(2021) '소설가의 영화'(2022) 등을 함께 했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