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5억·직원 10명에서 2152억·773명으로 성장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 209개사, 매출 총합 70.2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광주광역시'와 '협력업체 상생'을 택했다.
이 회장은 28일 광주광역시 소재 협력회사인 '디케이'를 방문했다. 이 회장은 평소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철학을 강조해왔다. 회장 취임 후 첫 행보로 상생협력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이 회장의 이 같은 소신이 반영된 행보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함께 일해 온 협력회사다. 1993년 광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1994년 냉장고용 철판 가공품을 납품하며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는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의 철판 가공품과 김치냉장고용 메탈 김치통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가전사업의 핵심 협력사다.
삼성전자와 디케이는 ▲2013년 냉장고 철판 두께의 획기적인 축소 ▲2015년 김치냉장고용 메탈 김치통 도입 ▲2017년 수십 만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은 무풍에어콘 타공 기술 등을 협업하며 가전제품 기술을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이날 디케이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협력회사와 상생을 또 다시 강조했다.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디케이는 매출 7억5000만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2152억원, 직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전자와 함께 태국에 동반 진출해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 회원사로 협력회사들을 대표해 삼성전자와 상생을 위한 소통의 가교 역할도 맡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는 1981년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간 원활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정보 교환과 공동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상호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의 1차 협력회사 39개사가 모여 설립한 단체다. 현재 209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협성회 회원사들은 협력회사를 대표해 삼성전자와 상생 활동 협의, 애로사항 해결, 2·3차 협력회사 대상 신기술·신공법 습득을 위한 벤치마킹과 세미나 등 경쟁력 향상과 지역 사회봉사 활동, 장학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협성회 209개사의 2021년 매출 총합은 70조2000억원, 고용 인원은 29만2000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동우화인켐, 에스에프에이, 파트론, 원익아이피에스, 동진쎄미켐, 인탑스, 솔브레인, 대덕전자 등 매출 1조원(연결기준)이 넘는 기업도 16개사나 된다. 협성회 회원사의 1991년과 2021년을 비교해 보면 매출은 32배 늘었고, 고용 인원은 8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협력회사를 방문한 이 회장의 파격적인 취임 행보에는 향후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동행' 철학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