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옛 소통관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말미에 윤 대통령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항의, 물의를 빚은 해당 기자 및 매체에 대한 처분을 놓고 여론 수렴 중이며 이후 도어스테핑 재개는 재발 방지책이 세워진 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이 지난 금요일 불미스런 사고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 사의를 표했다"고 알렸다.

사표 수리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워낙 강한 의지를 갖고 사의를 표했으니 아마 그렇게 되지 않겠나"고 했다.

이번 사태로 사의를 밝힌 대통령실 인사는 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출신으로 쿠팡 등에서 홍보 최고 책임자를 역임했던 김 비서관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소통관장으로 대통령실에 합류했다 .이어 대통령실 직제 개편으로 '대외협력 비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김 비서관은 뉴욕 순방 당시 MBC자막 논란, 동남아 순방 1호기 MBC 탑승 배제에 이어 이번 MBC 약식회견 항의 논란 등 MBC와 연이은 대통령실간 갈등에서 책임자로 이름이 거명돼 왔다. 결국 MBC와의 악연은 그의 자진 사퇴로 귀결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도어스테핑 중단 취지 및 MBC에 대한 처분 등에 대해 취재진과 질답을 나눴다 .

대통령실 관계자는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도어스테핑 의지가 강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언론인과 누구도 해본적 없는 도어스테핑 제도를 만들어 갔다"며 "그러나 고성을 지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국민과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라는 우려도 나왔다"며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국민과 더 나은 소통을 위해 오늘부로 도어스테핑 중단을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또 "당시 현장을 본 분들이라면 그 현장이 국민과의 소통의 장이 아니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져 국민 모두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현장이었다"며 "재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도어스테핑을 계속 유지하는 건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려는 본래 취지를 오히려 위협받게 되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어스테핑 당시 물의를 빚은 기자와 매체에 대한 처분에 대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보다 기자단과 협의 속에서 자정이 이뤄지길 바랐고,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정한 걸(징계나 출입금지 등)염두에 두고 진행하는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해당 기자에 대한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누구보다 불편한 질문에 답변을 많이 한걸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대통령 등에 대고 고성을 지르면서 같은 얘기를 두차례나 반복했다. 그게 정당한 취재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기자와 비서관의 설전으로 보도했는데, 비서관은 정당한 취재활동이라 보기 어려운 고성과 소란을 지적한 것이므로 이 사안의 본질은 설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와 시점에 대해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방식의 소통 강화 방안이 있나'는 질문에는 "아직 거기까지는 고민을 못하고 있다. 우선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전날 대통령실 1층 기자실과 대통령실 출입구 사이에 설치된 가벽에 대해선 "도어스테핑 중단과 관련이 없다. 보안상 문제, 외교적 문제로 설치가 불가피했다"며 "도어스테핑이 재개되면 저 공간은 다시 열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기자

• 
• 
• 
• 

주택건설신문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