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에 불만 있습니다"…회장님에게 직접 '문자'
"성과급에 불만 있습니다"…회장님에게 직접 '문자'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3.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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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직원들, 경영진에 직접 문제 알려
"업무 만족도 높이기 위해 보상 잘해달라"
서울 시내 은행 ATM에서 시민이 현금 5만원권을 세고 있다. 2022.12.08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계열사별 성과급 차등 지급에 불만을 품고 직접 행동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일부 직원들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며 성과급 불만을 호소했다. 

정유, 화학, 배터리, 소재 등 SK이노베이션 계열사별 임직원들은 올해부터 개인별 성과급이 아니라 기업가치와 연계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달성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데, 이 때문에 불만이 터진 것이다.

급기야 젊은 직원들 주도로 최 회장에게 직접 문제점을 알리고, 성과급에 대해 목소리를 전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들은 최 회장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MZ세대가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사내 불만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SK그룹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에서도 젊은 직원들이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 공개'를 주장하며 경영진에 직접 문제 제기를 했다. 당시 회사가 성과급으로 '연봉 20%'를 공지하자, 직원들은 영업이익 등을 기준으로 내세우며 불합리하다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을 모두 반납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도 이례적으로 입사 7년차 직원이 연봉 산정 방식 오류를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대표이사에게 글을 보내기도 했다. 퇴사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성과 대비 보상 부족을 삼성전자의 문제점으로 꼽았다며 이를 사내 게시판에 공유한 글도 나왔다.

한종희 부회장은 해당 글에 "소중한 인재를 놓치고 다른 곳으로 보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며 "임직원의 업무 만족도나 임직원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의 성과급 관련 고민 토로에 경영진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은 지난해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비해 보수가 적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보상에 대해 정리해서 답변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에 입사한 지 10년이 넘은 임직원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성과급 및 인사체계 관련 불만을 토로하는 이메일을 보내며 자신이 소속된 부서원들에게 '참조'를 걸어 내용을 공유했다. 이후 이 내용이 다른 부서에도 알려지며 전사적으로 공론화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MZ세대들은 성과급은 물론 근무 행태와 진급 문제, 인사차별 등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가 있다고 느낄 때는 경영진에게 직접 건의 사항을 전달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불이익' 경험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MZ세대가 기업의 주류로 떠오르며 경영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부문별 보상 차이에 불만을 가져 일괄 지급하더라도 갈등이 없는 게 아니다"라며 "어떤 방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해도 항상 문제는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전 보상 외에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비(非)금전적 보상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직무 자율화, 개발 기회 제공은 물론 동료애·책임감 등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정연우 팀장은 "MZ세대는 평가에 민감해 회사가 '성과주의'에만 치우쳐 실적 우수 사업부만 선호하는 분위기를 참지 못한다"며 "성과급 외에 공통적으로 받을 수 있는 비금전적 보상을 확대해 소속감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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