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유동규, 고성 공방…"돈 언제 줬냐" "받은 분이 알겠지"
김용·유동규, 고성 공방…"돈 언제 줬냐" "받은 분이 알겠지"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3.16 16:0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동규 증인신문 계속…김용 직접 신문 진행
"돈 줬단 묘사 틀려" 지적…유 "본인이 알 것"
재판부 수 차례 중재에도 고성 설전 이어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공동피고인으로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 전 부원장이 설전을 벌이는 광경이 연출됐다.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주장에 시기와 장소, 금액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유 전 본부장을 다그치듯 질문을 던고, 유 전 본부장 측은 "받은 이가 더 잘 알지 않겠느냐"며 응수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 외 3명의 3차 공판을 열고, 증인으로 채택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김 전 부원장 측의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돈을 건넨 정황을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6월 광교 버스정류장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3억원을 건넸고, 같은 해 6~7월 사이에는 경기도청 근처에서 2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 신문 직후 직접 발언권을 얻은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을 건네는데 돈을 줬다는 상세 방법에 대해 묘사가 틀리다.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을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은 "끼고 가져가시지 않았느냐"라고 즉각 받아쳤다.

김 전 부원장이 "3차 도로에서 나를 10시에 만났다고 했는데 조서상에는 9~10시라고 했다"며 "대변인을 할 당시 가봤는데 (경기도청 주변) 지역이 굉장히 넓다"며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제 기억으로는 10시 전후이고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전 부원장이 주장을 이어가자 흥분해 "공사할 때 차가 많이 대고 있었지 않느냐, 구부러진 도로(만날 장소) 얘기를 상세하게 나에게 했느냐, 안했느냐"며 따져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부원장이 "돈을 준 시점을 2021년 8~9월경으로 기억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나에게 돈을 줬느냐"며 "여기(공소장)에서 김용을 빼면 답이 나온다. 본인이 8~9월까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받은 분이 잘 알 것이다. 저는 그걸(돈 준 시점) 머리에 두지 않았다. 고발할 것이었다면 써놓았을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재판부의 수 차례 중재에도 서로를 향해 고성을 내뱉었다.

김 전 부원장이 "내가 묻고 싶은 건 현장(경기도청)에 가보지도 않고 경기도청 북측 도로라고 한 것"이라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이 안 나느냐. 잘 아시지 않느냐"며 응수했다.

오전 재판이 끝난 후 나온 유 전 본부장은 취재진이 "진술 신빙성 지적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사건의 본질은 돈을 받았는지 아닌지 아니겠느냐.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을 검찰이 인지하기 전에 제가 먼저 얘기했는데, 저 사람들 안 받았으면 제가 어떻게, 왜 얘기하겠나. 감춰야지"라며 "오히려 밝혀서 저도 지금 재판 나오고 있고 벌 받게 생겼다. 제가 밝혀서 죄가 늘어난 거지 뭐하러 하겠나"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제가 벌이 있으면 벌 받고 싶고 그냥 정리를 하고 싶다. 남김없이 다 털어내고 정리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곽상도처럼 무죄가 되든 뭐가 되든 제 영역이 아니다. 그렇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도리, 제가 해야 할 말은 정확하게 해서 벌을 받더라도 명백히 밝혀서 벌 받을 사람들 받게 하는 게, 이 사건 답답하게 지켜보신 분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게 아닐까. 제 안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오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 전 부원장 측 반대신문은 오후에 약 1시간 정도 더 이어가기로 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측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돈이 담겼던 쇼핑백과 박스 등을 사용해 상황을 재연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했고,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금액은 유 전 본부장 등이 가로채 실제 건너간 돈은 약 6억원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택건설신문
  • (100-866) 서울 중구 퇴계로187(필동1가 국제빌딩( 2층)
  • 대표전화 : 02-757-2114
  • 팩스 : 02-2269-51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향화
  • 제호 : 주택건설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4935
  • 등록일 : 2018-01-17
  • 발행일 : 1996-06-20
  • 회장 : 류종기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종수
  • 편집디자인 : 이주현
  • 주택건설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주택건설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c@newsh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