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모두 승인, 韓 공정위는 왜? [한화-대우조선 합병 초읽기]
해외는 모두 승인, 韓 공정위는 왜? [한화-대우조선 합병 초읽기]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4.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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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지난달 31일 한화-대우조선 합병 승인
해외 7개국 모두 통과…공정위는 여전히 심사 중
함정 수주 경쟁 관계 현대重, 독과점 우려 전달
지난 6월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진수되고 있다.2022.07.25.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 지난달 31일 유럽연합(EU)마저 승인을 내주며 해외 경쟁당국의 모든 심사가 끝났다. 사실상 기업 결합을 위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여전히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정작 안방 격인 한국 공정위가 심사를 지연하는 것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경쟁사인 일부 조선업체들이 '방위산업 경쟁제한'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지연으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당초 한화그룹에서는 4월 중에는 경쟁당국 심사가 모두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공정위 심사가 시간을 끌며 이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화그룹에서 양사 기업결합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예상한 배경은 무엇보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산업군이 서로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조선업과 다른 이종 업종이 주력인 한화그룹이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만큼 해외 경쟁당국 심사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봤고, 실제 이날 기준으로 해외 경쟁당국은 모두 승인을 해준 상태다.

이제 남은 관심은 한국 공정위로 쏠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정위만 심사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는데 공정위 측은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수직 계열화에 따른 경쟁제한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무엇보다 이번 심사를 위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HJ중공업 등 경쟁사들의 의견까지 다양하게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외국과 한국은 기본적으로 심사범위가 다르다"며 "한국 공정위는 현재 한화그룹의 방산 지배력 우위 문제와 함께 함정 시장에서 경쟁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심도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공정위 심사가 지연되곤 있지만 방산 지배력을 우려해 공정위가 '불승인'이라는 초강수를 두진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5일 방산업체 매매 '승인' 의견을 보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특별한 반대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공정위도 이번 결합이 국내 조선업 발전이라는 큰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 지연에 대한 조선업계 우려들을 일부 참고하려 한다"며 "시장은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고 영원히 가는 것이어서 좀 더 신중을 기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이처럼 심사에 신중을 기하는 배경으로 일부 경쟁사들의 다양한 민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들은 양사가 합병하면 함정 독과점 같은 경쟁성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정위 측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급 배치 호위함 등 함정 발주를 놓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수주 경쟁에 나설 수 있다"며 "한화그룹 입장에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빨리 마무리지을수록 최대 경쟁자가 될 수 있고,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양사 합병이 늦어질수록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양사 합병 심사 마감시한을 별도로 못박진 않았다. 지난해 12월 19일 기업결합 심사에 착수한 뒤 4개월째 심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외 경쟁당국 승인이 모두 이뤄진만큼 조선업계의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도 남은 심사에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떻게든 신속히 심사해 조만간 심사를 끝내려 한다"며 "단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현재로선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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