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주 통신·달에서의 연구 등 공동 프로젝트 추진 전망
"한미 우주협력 강화 모멘텀…우주청 설립으로 변화 일으킬 것"
한미 우주 동맹 강화로 우리나라가 미국이 추진하는 인류의 달 귀환, 심우주 탐사 프로젝트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부가 공동성명서를 체결하면서 그간 지속적으로 논의돼왔던 한미 우주 협력이 명문화됐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팜 멜로이 미 항공우주국(NASA) 부청장은 한미 우주 협력의 구체적 기반이 될 '과기정통부-NASA 간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이번 공동성명서에 따라 양 기관은 ▲심우주 통신·항법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 ▲달 거주 활동을 위한 로봇과 모빌리티 개발 등의 탐사 활동 ▲우주의학 등 우주 과학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개념연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수소전지 관련 전문지식 활용 등 미래 우주 탐사 강화를 위한 활동 전반과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와 나사는 이같은 우주 과학 분야 협력이 우주 탐사 및 우주과학에 있어 중요한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같은 분야에서 각종 협정들을 체결하는 데 상호 의향이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우주 과학 분야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개념연구 이후에는 분야별로 구체적인 협약을 맺어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게 된다.
우주항공청 출범하면 한미 우주 협력 주도할 듯…'KASA' 영문 명칭도 공식화
이번 공동성명서의 우리나라 측 주체는 과기정통부이지만 이르면 올해 중 출범할 우주항공청이 향후 나사와의 사업을 주관할 수 있다는 단서 또한 성명서에 담겼다.
양 기관은 우주항공청을 비롯해 적절한 연락 창구를 공유함으로써 우주 협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협력 가능 분야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별도 협정을 통해 우주 개발 등 공동 활동을 본격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과 함께하는 공동성명서에 우주항공청 관련 내용이 담긴 만큼 그간 공식화되지 않았던 우주항공청의 영문 명칭 또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에 담긴 우주항공청의 영문명은 '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으로, NASA와 같이 'KASA(카사)'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될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지난달 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테미스 이후 '루나 게이트웨이'서 韓 역할 커질까…심우주 탐사 속도 붙는다
이번 공동성명서에 담긴 한미 우주 협력 강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에서의 협력 방안을 지속 강구한다는 내용이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달 상공 궤도에 띄워질 일종의 우주기지다. 현재 나사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인데, 달 궤도 기지 구축은 이 아르테미스 계획을 모두 성공한 뒤에 진행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가 2024년 유인 달 궤도 비행을 성공하면 이듬해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달에 착륙하는 3호 임무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면 나사는 유인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달에 보내 달 기지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달 상공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지상에도 달 표면 기지를 세워 인간을 달에 상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달 기지를 교두보로 화성과 같은 심우주 탐사까지 나서게 된다.
우리나라도 2032년 달 착륙 및 자원 채굴, 2045년 화성 착륙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한 중장기 우주경제 로드맵을 수립했지만 우주 개발 최강국인 미국과 비교하면 기술과 경험이 모두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번 공동성명서를 통해 심우주 탐사와 관련한 한미 우주 협력이 구체화된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한 경험을 쌓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사 찾은 尹, 해리스 부통령과 한미 우주 협력 강화 연설…"우주개발 현장에 새 변화 부를 것"
한편 한미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 체결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서는 세 번째로 나사를 직접 방문해 양국의 우주 협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찾아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로만 우주망원경'과 해양-대기 관측위성 'PACE'를 시찰하고, 나사의 기후과학자로부터 '우주와 기후'를 주제로 우주 개발이 기후 변화와 같은 전지구적 위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이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양국 우주분야 전문가들 앞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 연설을 진행하고, 나사 내 한인 과학자 20여명과 향후 우주 개발에 대한 비전 등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종호 장관은 "이번 윤 대통령 나사 방문이 한-미 우주협력 강화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나사와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번에 체결한 공동성명서에도 나사와 우주항공청 간 협력이 명시되어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우리나라 우주개발 현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