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89) 타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국 작가 코맥 매카시(89) 타계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6.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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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길"(Road)로 퓰리처상 문학상 받아
"노인.."영화는 코언형제가 제작, 오스카상 수상
2023년 6워 13일 사망한 미국의 퓰리처상 문학상 수상 작가 코맥 매카시 (89). 2023.06.14

퓰리처상과 전미 도서상 수상작가인 미국의  코맥 매카시가 13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의 산타페에서 노환으로 운명했다고  그의 작품을 출판해 온 앨프레드 A. 크노프가 발표했다. 향년 89세.

매카시는 "길" "피의 자오선" "모두가 멋진 말들" 같이 아팔래치아산맥 남부에서 뉴멕시코주 남서부에 이르는 사막지대를 무대로 한 작품들로 유명한 작가이다.

황량한 남서부 사막지대를 떠도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길"은 가장 많은 독자를 얻었고 2007년 퓰리처상 문학부문 수상작이 되어 그의 명성을 높여주었다.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태어난 매카시는 그의 구약성서 스타일의 문장과 미국 시골을 무대로 한 점에서 윌리엄 포크너 같은 미국 소설의 대가와 비교되어왔다.  그의 주인공들은 포크너의 작품에 나오는 사람들 처럼 무뚝뚝하거나 거칠고 폭력적이거나 과거가 현재의 인간을 집어 삼키는 극적인 전개의 주역들이다.

매카시는 황량한 산지와 사막을 무대로 따돌이 부랑자들, 좀도둑들, 매춘부, 노인, 장애인,  태어나기도 전에 험악한 운명이 결정되어 있는 약자들을 주로 그렸다.

그의 유명한 '국경 3부작'으로 알려진 소설들의 주인공 존 그레이디 콜처럼  매카시가 그린 인물들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이란 오직 꿈에 그칠 뿐이며 사랑에 빠지는 것 역시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매카시 자신도 60세가 될 때까진 무명작가였다.  미국 작가로는 최고의 명성과 성공을 누린 작가임에도 그 때까지는 언론과의 인터뷰조차 한 적이 없었다. 1992년에야 "모두가 멋진 말들"(All the Pretty Horses)로 대중의 큰 인기를 누렸고 그 다음 15년 동안 전미도서상과 퓰리처상 수상,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 출연 등 명성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의 작품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언 형제가 이를 원작으로 영화를 제작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 영화의 팬들이 열광했던 거친 촌철살인의 말들과 부조리극의 대사 같은 대화들은 사실은 원작에서 그대로 인용한 것들이다.
 
퓰리처상 수상작 "길"은 실제로 아들을 데리고 텍사스주 엘패소로 여행을 갔을 때 아들이 잠든 뒤 호텔방의 창가에서 밤풍경을 내다보면서 그 곳의 풍경이 미래의 50년, 100년 뒤 같다는 생각을 하며 쓰게된 장편이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그는 "아들 생각을 하며 썼다.  저 산위로 불길이 타오르는 장면을 상상했다"고 말했고 윈프리는 자신의 독서권유 목록에 이 작품을 포함시켰다.

매카시는 그 소설을 아들 존 프랜시스에게 헌정했고 퓰리처상 위원회는 " 가장 감동적인, 심오한 스토리의 여행기"라고 평가했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남아있지 않은 세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자신의 전 세계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이를 유지한다는 평을 얻었다.  우리 인간은 똑같은 환경속에서도 상상을 통해 최고와 최악을,  완전한 파괴와 필사적인 끈기를 발휘한다는 것과  완전한 파괴적 재난에 대항하는 두 살아있는 인간의 따뜻함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다. 

2009년 영화화 된 퓰리처상 수상작 "길"의 시사회에 나온  코맥 매카시.  2023.06.14. 

그의 첫 소설 "과수원지기"는 시카고에서 자동차 정비사로 일할 때 쓴 것으로 1965년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그 작품의 편집자는 포크너의 소설을 오랫동안 편집해 출간한 앨버트 에르스킨이었다.
 
"피의 자오선"은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에서 일단의 인간 사냥꾼들이 인디언들을 죽이고 머릿 가죽을 벗기는 폭력적인 작품으로 1985년에 출간되었다.

"국경 3부작"은 전미도서상을 받아 나중에 영화화된 "모두가 멋진 말들"(1992년)과  "더 크로싱"( 1994 ). "평원의 도시들"(1998년)을 말한다.

매카시는 자기가 언제나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 때 테네시주의 판잣집에 살 때에는 치약이 떨어지면 우편함에 치약회사가 보낸 광고용 치약 견본품이 들어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1981년 천재작가들에게 주어지는 맥아서 펠로십의 수상자가 되었을 때에도 그는 " 내 인생도 대체로 그랬다.  정말 정말 나쁜 일만 생기고 있을 때에는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크리스티 경매회사가 매카시가 "길"과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쓸 때 사용했던 낡은 올리베티 타이프라이터를 경매해서 무려 25만4500달러 (3억 2,390만 원)를 받아주었다.  그 타자기는 매카시가 1958년에 50달러에 구입해서 2009년까지 쓰다가 산타페의 한 비영리 연구소에 과학연구용으로 쓰도록 기부한 물건이었다.

이 세상에 과학자들과 놀기를 좋아하는 작가는 없을 것이라며 그는 자부심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 초간본들과 11개 소설의 교정쇄들,  미완의 소설 한 편,  연극대본과 4편의 시나리오 작품등은 모두 텍사스 주립대학교 산 마르코스 남서부 작가 컬렉션 안에 소장되어 있다.
 
매카시는 테네시대학교를 1년간 다니다가 1953년 공군에 입대했으며 1957년에 복학해서 2년을 더 다녔지만 졸업하지는 못했다.  1970년대에 서부지역으로 이주,  산타페 부근에 정착했지만 어린 시절에 살던 녹스빌의 집은 오랫동안 폐가로 남아있다가 2009년 화재로 불타 없어졌다.

[산타페( 미 뉴멕시코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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