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선 "워킹맘 발레리나 힘들지 않아…춤추니 스트레스 풀려"[문화人터뷰]
강미선 "워킹맘 발레리나 힘들지 않아…춤추니 스트레스 풀려"[문화人터뷰]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6.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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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 수상 기념 간담회
"한국서 최고 못 되면 해외서도 최고 못 된다 생각"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 주는 무용수 되고파"
발레리나 강미선.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한국에서 최고가 되지 않으면 해외에서도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꼽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우수 여성 무용수 상을 받은 발레리나 강미선(40)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브누아 드 라 당스' 시상식에서 추윤팅(중국국립발레단)과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에 다녀온 지 1주일 지났지만 워낙 큰 상이라서 실감 나지 않네요."27일 강미선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창작 발레를 세계에 알리고, 볼쇼이 무대에서 한국 발레를 보여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쁜 소감을 전했다.

강미선이 볼쇼이 무대에서 선보인 작품은 유병헌 예술감독 안무작 '코리아 이모션'에 포함된 '미리내길'이다. 한류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대가 지평권의 앨범 '다울 프로젝트'(2014)에서 발췌한 동명의 국악 크로스오버곡에 한국 고유의 정서인 정(情)을 아름다운 몸의 언어와 한국 무용의 색채로 녹여낸 창작발레다.

강미선은 이 작품을 통해 먼저 떠난 남편을 향한 아내의 그리움을 숨이 막히도록 먹먹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덟살에 무용을 시작했어요. 그때 다닌 학원이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발레를 모두 가르치던 곳이어서 한국무용을 6년 정도 배웠어요. 원장님이 한국무용으로 진로를 정하길 권했지만 발레에 더 매력을 느꼈죠. 한국무용의 동작과 느낌이 마음 속에 배어 있어 한국적 춤사위가 들어 있는 작품에 더 자신이 있어요."

 
미리내길 (강미선,이현준)-ⓒ Universal Ballet_ Photo by Kyoungjin Kim *재판매 및 DB 금지

 

 

 

발레리나 강미선.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어요. 모든 분에게 인정받은 다음에 해외에 나가겠다고 생각했는데 21년이 지났네요."

강미선은 유니버설발레단에서만 21년간 활동했다. 선화예중·예고를 거쳐 미국 키로프아카데미를 졸업했고, 졸업과 동시에 2002년 국립발레단과 함께 국내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유니버설 발레단에 입단했다. 코르 드 발레(군무) 무용수로 시작해 드미솔리스트(2005~2006), 솔리스트(2006~2010), 시니어 솔리스트(2010~2012)를 거쳐 2012년 수석무용수에 올랐다.

"어렸을 때부터 무조건 유니버설발레단에 가겠다는 꿈이 있었다"며 "해외 발레단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최고가 못 되면 해외에서도 최고가 못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고 했다.

'마흔의 발레리나', '워킹맘'으로서 최고 영예의 수상의 울림은 더욱 크다.

강미선은 2013년 3살 연하의 같은 발레단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7)와 결혼했고, 이후 더 원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10월에는 아들 레오를 출산, 국내에 몇 안 되는 '워킹맘' 발레리나가 됐다. 출산 후 5개월여 만인 2022년 3월에는 '춘향'을 통해 컴백, 화제가 됐다.

발레리나 강미선.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그는 "후배 발레리나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발레리나를 꿈꾸는 이들, 이제 막 시작하는 발레리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무용수가 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육아와 발레를 병행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항상 워킹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워킹맘 발레리나'라서 특별히 힘든 건 아니고 오히려 몸을 쓰고 무대에 오르면서 육아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이번 수상 때는 아쉽게도 남편이 함께 하지 못했다. "(모스크바에서 만난) 남편의 옛 동료들이 왜 남편은 안 왔냐고 물어봤어요.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집에서 독박육아를 하느라 못 왔거든요. 다음에는 아기랑 같이 다 함께 러시아에 가고 싶어요."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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