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시간 아껴 진료"…故주석중 교수가 남긴 '라면 스프'
"먹는 시간 아껴 진료"…故주석중 교수가 남긴 '라면 스프'
  • 주택건설신문
  • 승인 2023.06.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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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의협 회장 26일 페이스북 공개
고인 장남, 추모객에 전한 감사인사 공개
"식사시간 없어 생라면만 먹고 스프 남겨"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생전 근무하던 병원 연구실에서 라면을 먹다가 버린 것으로 보여지는 라면 수프가 발견됐다. 유족은 평소 고인이 환자 진료에만 전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캡처) 2023.06.17.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생전 근무하던 병원 연구실에서 라면을 먹다가 버린 것으로 보여지는 라면 수프가 발견됐다. 유족은 평소 고인이 환자 진료에만 전념했다며 안타까워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주 교수의 장남인 현영 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감사 인사를 공개했다.

해당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현영 씨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다"면서도 "하지만 정말 많은 분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었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례를 치르고 며칠 후 유품을 정리하러 연구실에 갔다가 책상 아래 박스에 라면 수프가 널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수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말했다.

현영 씨는 "오로지 환자 진료와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시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현영씨는 과거 주 교수로부터 대동맥 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가 빈소를 찾은 사연도 소개했다.

현영 씨는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첫날 펑펑 울면서 찾아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대동맥 박리로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어려운 수술이라며 모두 기피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집도해 새 생명을 얻었노라며 너무나 안타까워하시고 슬퍼하셨다"고 전했다.

주 교수는 생전 현영 씨에게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떻게 하겠냐, 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말했다고 한다.

현영 씨는 "많은 분께서 아버지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가슴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다"며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 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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