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공사비인상·규제완화 영향…"선별청약↑"
민간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2년 만에 3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저가로 분류되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비중도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분양된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0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불과 2년 만에 약 30.1% 상승한 가격으로 ▲2021년 1467만원에서 ▲2022년 1729만원 ▲2023년 1908만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대비 올해 평균 분양가 상승폭은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277만원(2651만원→2928만원) ▲15억원 초과 165만원(2989만원→3154만원)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162만원(2159만원→2321만원) ▲6억원 이하 53만원(1423만원→1476만원) 순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분양가가 가장 많이 오른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구간의 경우, 지난해보다 평균 전용면적도 116㎡에서 96㎡으로 크게 감소, 가성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분양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중저가로 분류되는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해(지난 6일 기준) 청약접수가 완료된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 3만3925가구 중 분양가 6억원 이하는 2만4412가구로 72%를 차지했다.
6억원 이하 아파트 가구 비율은 분양가상한제 등 고분양가 규제가 시행된 ▲2021년 90.5%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6.8% ▲2023년 72%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6억원을 초과한 가격 구간대의 비중은 점점 커졌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구간은 ▲2021년 7.1% ▲2022년 17.5%에서 올해 19.3%(6560가구)까지 비중이 가장 크게 늘었으며,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2666가구, 7.9%), 15억원 초과(287가구, 0.8%)도 2년간 그 비중이 꾸준히 높아졌다.
실제 최근 서울에서는 비강남권에서도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6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전날 1순위 청약을 받은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의 3.3㎡당 분양가는 3300만원으로, 평형별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51㎡A 7억2800만원 ▲59㎡A 8억2800만원 ▲59㎡B 8억4700만원이었다.
또 지난 3월 분양한 영등포구 영등포 자이디그니티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당시 책정된 분양가가 3.3㎡당 3411만원이었다. ▲59㎡가 7억9160만~8억6900만원 ▲84㎡ 10억7570만~11억79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금리, 고물가, 공사비 인상과 함께 연초 전방위적 규제 완화로 사업주체의 가격 책정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을 분양가 상승을 견인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승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가격 수용 폭이 넓어진 데다 추첨제 물량 증가, 전매제한 완화 등으로 가점이 낮은 젊은 수요층이나 가수요의 청약 문턱이 낮아졌다"면서도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선별청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며, 소득 및 자산 수준이 낮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공공분양, 사전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